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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잘못된 판단... 팬들께 사죄드린다" 한은 취임식서 고개 숙인 '바람의 아들'

파이낸셜뉴스 전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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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 청담 베르사이유 홀에서 열린 2025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에서 이종범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 제5대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5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 청담 베르사이유 홀에서 열린 2025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에서 이종범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 제5대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화려한 취임식이었지만, 주인공의 표정은 비장함을 넘어 숙연했다. 한국 야구의 전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이하 한은회) 제5대 회장으로 취임하는 자리에서 가장 먼저 꺼낸 말은 '감사'가 아닌 '사과'였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 '2025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행사는 축제의 장이어야 했다. 하지만 이종범 신임 회장은 취재진 앞에서 먼저 깊이 고개를 숙였다. 지난 6월, 시즌 도중 KT 위즈 코치직을 내려놓고 떠났던 그 '사건'에 대한 뒤늦은, 그러나 뼈저린 사과였다.

그는 "팬들이 많은 상처를 받으셨을 텐데,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다"며 그간의 마음고생과 죄송함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지난 6월 당시 KT 위즈는 치열한 순위 싸움이 한창이었다. 그런데 1군 코치가 갑작스럽게 팀을 떠났다. 이유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합류였다. 구단의 만류에도불구하고 그는 사임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프로야구 역사상 코치가 시즌 도중, 그것도 방송 출연을 위해 팀을 이탈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었다. 팬들의 분노는 당연했다. 무책임하다는 비난이 빗발쳤고, '레전드'의 명성에는 씻을 수 없는 생채기가 났다.

이날 이 회장의 사과는 단순한 의례적인 멘트가 아니었다. 한은회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맡게 된 시점에서, 자신을 둘러싼 가장 큰 논란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털고 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는 "앞으로 한은회 회장으로서 야구계에 헌신하며 사죄하는 마음으로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봉사'가 아닌 '속죄'의 심정으로 회장직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이순철, 안경현 회장에 이어 제5대 회장으로 추대된 이종범 회장의 앞길은 순탄치만은 않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숙제는 '일구회'와의 관계 설정이다.

프로야구 은퇴 선수 단체가 한은회와 일구회로 양분된 상황에서, 야구계 안팎에서는 통합의 목소리가 높다. 과거 초상권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으며 통합 논의가 무산된 바 있기에 더욱 조심스럽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조직이 두 개로 갈라져서 안타까워하는 시선이 있다는 걸 안다"며 "독단적으로 하기보다는 회원들과 대화하며 일구회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이라는 난제를 풀기 위해 소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뜻이다.

"선후배들과 함께 걸으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그의 다짐이, 과연 등 돌린 팬심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이종범의 제2막은 '화려한 비상'이 아닌, 가장 낮은 곳에서의 '사과'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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