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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오면 떠오르는 것들

조선일보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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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아무튼 레터]
1일 광주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에 2025 양림&크리스마스 축제가 시작되면서 성탄트리가 불을 밝혔다./김영근 기자

1일 광주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에 2025 양림&크리스마스 축제가 시작되면서 성탄트리가 불을 밝혔다./김영근 기자


어느덧 12월(December)입니다. 그런데 ‘December’가 원래는 12월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서양 달력은 고대 로마에서 유래했는데요. December라는 이름은 10을 뜻하는 라틴어 ‘decem’에서 비롯됐습니다. 어원을 따지면 10번째 달이라는 뜻인데요.

역사 기록과 역사학자에 따르면, 로마인들이 쓰던 초기 달력은 달 이름이 10개뿐이었습니다. 한 해는 봄에 시작됐고, 첫 달은 ‘Martius’, 오늘날의 ‘March’였습니다. 순서대로 10번째 달이 바로 December였죠. 다만 그 당시 December는 이름 있는 달 가운데 마지막이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연말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 뒤로 지금의 1월과 2월에 해당하는 약 60일가량의 겨울 공백이 이어졌으니까요. 이 기간은 이름이 따로 없고 달력에 포함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농한기여서 로마인들은 별로 불편해하지 않았다고 해요. 이후 달력 체계를 개편하면서 그 공백 기간에도 이름을 붙였습니다. Ianuarius(January)와 Februarius(February)를 추가했는데, 그러면서 1년의 첫 번째와 두 번째 달로 삼았다고 하네요. 기존 달들은 두 달씩 뒤로 밀려났고요. 그래서 December가 12월이 됐다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10번째 달’은 1년의 마지막 달이 된 거죠.

12월이 되면 우리는 자연스레 삶의 흐름을 느끼게 됩니다. 한 해 동안 스쳐 흘러간 작고 평범한 순간들이 마음속에 쌓이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웁니다. 하루하루 이어진 경험과 기억이 조금씩 떠오르며, 지난 시간의 흔적과 여운이 조용히 스며듭니다. 이렇듯 12월은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삶의 의미를 곱씹게 하는 사색의 계절입니다.

하지만 12월은 지나온 날을 돌아보기만 하는 달이 아닙니다. 끝과 시작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죠. 한 해를 정리하면서도 곧 다가올 새해를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 시간을 성찰하다 보면 앞으로의 삶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해인 수녀는 ‘12월의 엽서’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가라, 옛날이여 / 오라, 새날이여 / 나를 키우는 데 / 모두가 필요한 / 고마운 시간들이여.” 지나간 시간도, 앞으로 올 시간도 모두 우리 삶을 완성해 가는 조각들일 겁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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