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연합]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스페인에서 30년 만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돼지고기 수입 물가에 노란불이 켜졌다.
스페인산은 수입산 돈육 가운데 미국산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이미 한국 정부는 스페인산 돼지고기에 대해 일부 수입 제한에 착수해 향후 국내 도소매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비즈니스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바르셀로나 지역의 야생 멧돼지 사체에서 ASF가 검출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날 기준 최소 9건 이상의 확진 사례가 나왔으며, 스페인 내 ASF 발병은 1994년 이후 약 30년 만이다.
ASF는 사람에게는 무해하며, 돼지 등 동물에게 발병하는 바이러스 전염병이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100%에 이른다. 전염력도 강하다. 감염된 돼지의 눈물이나 침 등 분비물을 통해 전염되거나 호흡기 계통으로 직접 전파된다. 돼지의 피를 빠는 물렁 진드기가 매개체가 되기도 하며 감염된 돼지고기나 돼지고기 가공품을 건강한 돼지가 사료로 먹었을 경우에도 감염 우려가 있다.
2019년 국내에 ASF가 대유행할 당시에도 30만 마리 이상이 살처분됐다.
ASF 확산 조짐에 세계 각국이 수입 중단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바르셀로나 지역에서 사육하거나 도축한 돼지고기의 수입을 제한했고, 일본과 멕시코는 스페인 전역에 대한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스페인 정부에 따르면 현재 전체 수출 인증서 중 3분의 1이 외국 정부에 의해 차단된 상태다.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섭취하더라도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다수 연구로 확인됐지만, 전염병의 특성상 소비자 불안은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국제적으로 확산할 경우 대규모 살처분이 불가피해 공급 부족이 심화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외신은 “연간 90억 유로(약 15조원) 규모의 스페인 돼지고기 산업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도 이달부터 스페인 내 ASF 발병 지역을 대상으로 수입 제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전파 속도나 추가 확 여부에 따라 수입 제한 지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우리나라가 스페인에서 들여온 돼지고기는 11만4680t으로 미국(18만5597t)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특히 이베리코 등 수입육 인기가 높아져 해마다 수입량이 증가 추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