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권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
‘원조 친윤(친윤석열)’으로 꼽혔던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5일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비판하는 꼴”이라며 비상계엄 사태 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당 지도부에 촉구했다. 강성 지지층 결집에 골몰하고 있는 장동혁 대표를 향한 내부 비판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윤 의원은 이날 당 차원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6개월 평가 회의에서 “우리 당 지지율은 과락 수준에서 변동이 없다”며 “우리가 비판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는 국민들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는 우리가 계엄을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것을 제일 싫어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이재명 정부가 국정 분탕질을 마음 놓고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비상계엄 사태 1년인 지난 3일 “의회 폭거에 맞선 계엄”이라고 주장했던 장 대표의 면전에서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장 대표를 향한 당내 불만은 곳곳에서 분출되고 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일까지 장외 집회에서 벌어진 강성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를 언급하며 “이런 것들이 ‘해당행위’(당을 해치는 행위)라 당 차원의 조사와 징계 등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장 대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지난 3일 장 대표 대신 ▶비상계엄 사과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재창당 수준의 당 혁신을 선언하며 고개를 숙였다.
불만이 표출되는 배경에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당 지지율이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적게는 10%포인트, 많게는 20%포인트까지 더불어민주당에 뒤지고 있지만 장 대표는 여전히 강성 지지층에 소구하는 메시지만 내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장 대표가 계엄을 사과하지 않으면서 의원들의 불만이 고조됐다”며 “윤 의원을 시작으로 중진 의원들이 더 많이 비판에 가세하면 당 장악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시간이 갈수록 소속 의원들과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이 초조함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제적으로 비상계엄 사태에 고개를 숙였던 소장파 의원들은 다음 스텝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장동혁 지도부와 각을 세우지 않으면서도 사과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을 만한 묘수가 마땅치 않다”(한 재선 의원)는 것이다.
이들 사이에서는 ▶군·경찰 등 계엄으로 인해 명예가 훼손된 공직자들에 대한 사과와 위로 ▶국민의힘 혁신 토론회 등의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공직자와의 접촉은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비상계엄 관련 재판에 혹시 모를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사과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남아있던 기대마저 사라질 것”이라면서도 “당을 혁신하려는 시도가 내부 갈등으로 비치면 동력을 잃는다”고 말했다.
동참 의원 확대도 고민거리다. “사과문에 공감하는 의원이 최소 절반은 된다”(재선 의원)지만, 일부 친한계 의원들은 계파간 갈등으로 비칠 가능성을,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은 지역구 반발을 우려하고 있다. 권영진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과 이후) 지역구 사무실 전화가 불이 나고 있고, 후원금을 돌려달라는 분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강성파인 김민수 최고위원은 유튜브에 출연해 “당을 위기의 상황에서 끌고 가지 않고 분탕질 칠 자신만 있다면 입을 다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소통면을 넓혀 당내 분란을 누그러뜨린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4선 이상 중진 의원 5명을 만나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지방선거 전략 등에 관해 논의했다. 장 대표 측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간이 되는 대로 의원들과 식사 등을 하며 스킨십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당 운영 방안 등에 대한 많은 고견을 들으려 한다”고 전했다.
박준규 기자 park.junky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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