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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워홀 닮은 로봇 개?... 테크·권력 풍자로 美 뒤흔든 전시회

조선비즈 백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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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본명 마이크 윙켈만)이 글로벌 현대미술 박람회인 아트 바젤 마이애미에서 기괴한 로봇 설치 작품을 선보여 뜨거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 행사에서 아티스트 비플의 '레귤러 애니멀즈'에 예술가 앤디 워홀(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오른쪽)를 닮은 로봇이 전시돼있다. /AP=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 행사에서 아티스트 비플의 '레귤러 애니멀즈'에 예술가 앤디 워홀(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오른쪽)를 닮은 로봇이 전시돼있다. /AP=연합뉴스



4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레귤러 애니멀스’로 명명된 이 작업은 앤디 워홀, 일론 머스크, 마크 주커버그, 파블로 피카소 등 유명 인사의 얼굴을 한 네발 로봇을 전시장 바닥에 풀어놓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사람 크기 정도인 로봇은 바닥을 쿵쿵거리며 돌아다니고, 관람객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다가 고개를 젖혀 엉덩이에서 인쇄된 NFT 작품을 배출하는 퍼포먼스를 반복했다. 로봇 등에 달린 화면에는 때때로 “똥 모드(Poop Mode)”라는 문구가 깜빡이면서 현장의 기괴함을 더했다.

비플은 로봇이 실시간으로 이미지를 분석해 각 인물의 시각적 스타일로 세계를 재해석하는 콘셉트의 작품을 창작해 왔다. 이를 통해 워홀풍, 피카소풍, 머스크·주커버그를 연상시키는 테크 자본 스타일 등 다양한 버전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로봇 자체가 하나의 ‘움직이는 생성예술 기계’로 기능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로봇들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을 서로 다른 인물의 렌즈로 다시 해석한다”고 말하며 “테크 억만장자들이 통제하는 알고리즘이 이미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압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플은 2021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NFT 작품 ‘에브리데이즈’를 약 7000만달러(약 950억원)에 판매하며 NFT 열풍을 촉발한 인물이다. NFT 시장은 이후 급격한 침체를 겪었지만, 아트 바젤은 올해 디지털 아트 전용 섹션 ‘제로 10’을 신설하며 성장 기대를 반영했다. 비플은 최근 3년간 미국 서부 최대 미술관 라크마(LACMA)와 뉴욕 더 셰드 등 주요 기관에서 전시를 이어오며 디지털 예술의 실험성을 확장해 왔다.

방문객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닮은 로봇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방문객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닮은 로봇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작품이 공개된 첫날 제로 10 전시장은 관람객들로 북적였고, 로봇들이 움직일 때마다 사람들은 휴대폰을 꺼내 기괴한 장면을 촬영했다. “역겹다”, “환상적이다”, “불쾌하지만 눈을 뗄 수 없다” 등 상반된 반응이 쏟아졌고, 현장에 있던 실제 강아지 두 마리가 로봇을 향해 짖어대는 해프닝도 있었다. 로봇들을 유심히 살펴본 일부 관람객은 “미래 사회의 불안과 기술 공포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비플은 이번 작업이 단순한 조형물 전시가 아니라 인간과 기술의 관계 변화에 대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봇이 점점 인간적인 특징을 갖게 될 것이고, 우리는 그들에게 감정적 의미를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작품은 인간이 기술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되묻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로봇의 NFT 생성 기능은 3년 후 비활성화될 예정이며 이는 ‘생명 주기를 가진 조각’이라는 콘셉트를 반영한 것이라고 비플은 덧붙였다.


작품들은 전시 첫날 모두 판매됐으며 소장가는 머스크·주커버그·워홀·피카소·비플을 형상화한 로봇 각각 한 점씩을 가져가게 된다. 아트 바젤 관계자는 “디지털·로봇 예술이 다시 중요한 흐름으로 재부상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백윤미 기자(yu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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