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범용 메모리 슈퍼 사이클, 이제 막 시작"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용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범용 메모리 슈퍼사이클도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4일(현지시간) 발표한 중화권 기술 보고서에서 범용 메모리 시장이 공급 부족과 수요 회복이 맞물린 ‘퍼펙트 스톰’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

SK하이닉스가 개발한 3세대 10나노급(1z) DDR4 D램 [사진=SK하이닉스]

보고서는 DDR4와 플래시 메모리를 중심으로 수급 불일치가 극단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가격 결정권이 내년에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DDR4는 내년 1분기 계약 가격이 100% 이상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16Gb DDR4는 유통 재고가 거의 ‘0’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현물 가격이 100달러에 달하는 반면 시장 조사 기준가는 45.5달러에 불과해 가격 괴리가 극심하다.

기업용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가운데 공급업체들이 가격 우위 협상력을 확보한 상태라는 게 모건스탠리의 분석이다.

플래시도 생산전환과 감산 효과가 확산되며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웨이퍼 단가가 낮은 플래시 생산 라인이 다른 제품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범용 메모리를 ‘최대 생산 모드’로 전환해 수요 회복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DDR4·DDR5 등 범용 제품 라인에서 가동률을 높이며 시장 공급 확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플래시 공급 부족 폭이 ‘높은 한 자릿수(%)’까지 확대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내년 1분기 가격이 20%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범용 메모리 순수 상승 사이클은 통상 3~4분기 지속돼 왔으며, 이번 사이클도 아직 고점과는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6년 시장 컨센서스 수익 예측은 지나치게 보수적이며, 의미 있는 상향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HBM의 급성장에 가려졌던 범용 메모리 시장이 오히려 ‘비혼잡(non-crowded)’ 투자 영역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모건스탠리는 “범용 메모리는 예상보다 더 깊은 공급 부족 국면에 들어섰다”며 현재의 가격 상승이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구조적 사이클의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계절에 비유한 제목의 보고서를 여러 차례 내왔다.

2021년 8월에는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Memory – Winter Is Coming)를 발표했고, 2024년 9월에는 ‘겨울이 곧 닥친다’(Winter Looms)고 시장에 경고했다.

올해는 ‘메모리 – 빙산이 다가온다’(Memory – The Iceberg Looms, 4월), ‘메모리 슈퍼사이클 – AI 파도가 모든 배를 띄운다’(Memory Supercycle – Rising AI Tide Lifting All Boats, 9월) 등을 잇달아 내며 업황 변화를 진단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