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 중심의 기존 연구에서 벗어나 한국인에 최적화된 치매 위험 예측 모델이 처음으로 개발됐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인 치매 코호트인 '만성뇌혈관질환 바이오뱅크 컨소시엄'(BICWALZS) 참여자 674명의 임상 및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한국인 맞춤형 치매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참옂 중 389명은 흔히 치매 전단계로 불리는 경도인지장애였고 204명은 치매, 나머지 81명은 정상이었다. 연구진은 한국인 유전체 칩(K-Chip)을 이용한 전장 유전체 연관 분석(GWAS)을 시행하고, 총 6종의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교차 검증을 거쳤다.
그 결과 여러 유전자 중 APOE, PVRL2, TOMM40 등이 한국인의 치매 위험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종의 알고리즘 가운데 치매 예측 최대 정확도는 88%였다.
김상철 국립보건연구원 헬스케어인공지능연구과장은 "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일부 참여자의 경우는 인공지능 모델이 최대 100%까지 치매 전환을 정확하게 예측했다"며 "인공지능 기반 예측 모델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노인성 질환인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고령화와 더불어 매년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매년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약 10∼15%가 치매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조기 예측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욱이 기존 연구는 대부분 유럽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져 한국인 등 동아시아 인종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질병청은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국가 단위 치매 예측 AI 플랫폼 구축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치매 예측의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 인공지능 기반 조기 진단 플랫폼을 구축해 국가 치매 예방·관리 정책의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연구 및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 11월호에 실렸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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