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검사에서 뇌의 안쪽 깊은 곳에 있으면서 운동 조절을 담당하는 조가비핵(보라색 부위)의 에너지 대사가 활발하게 나오면 혼합형 치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키백과 |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를 영상검사했을 때 특정 부위가 활성화돼 유난히 밝게 나타난다면 또 다른 유형의 치매가 함께 발병한 ‘혼합형 치매’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혼합형 치매는 증상이 더 빠르게 악화되기 쉬우므로 빠른 진단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예병석 교수, 연세대 의과대학 대사-치매연구소 전세운 교수 공동 연구팀은 영상검사법인 FDG양전자방출단층촬영(FDG-PET)에서 뇌 안쪽 깊은 곳에 있는 ‘조가비핵’ 부위가 에너지를 많이 쓰는 모습이 보이면 ‘루이소체병’이 있을 확률이 높다고 5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게재됐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점점 약해지는 병인 데 비해 루이소체병은 뇌 신호 조절에 문제가 생겨 실제로 없는 것이 보이는 환시나 파킨슨 증상 등이 나타나는 병이다. 두 병의 원인은 다르지만 실제로는 함께 앓는 경우가 많아 각각의 병을 구분하지 못한 채 단일 질환으로 잘못 진단되기가 쉬웠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환자 503명의 치매 자료를 바탕으로 뇌 전체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루이소체병이 있으면 뇌의 깊은 곳에 있어 운동 조절을 담당하는 조가비핵이 에너지를 활발하게 사용함에 따라 유독 환하게 관찰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이 현상은 환자의 나이나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정도와 상관없이 루이소체병이 있을 때 두드러졌다.
또한 조가비핵이 밝게 보일수록 이후 인지 기능이 더 빨리 떨어지고, 환자의 상태에도 변화가 심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조가비핵의 밝기가 앞으로 병이 얼마나 빨리 진행될지를 알려주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병석 교수는 “혼합형 치매는 진행 속도가 빨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번 결과는 영상만으로도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조가비핵의 에너지 사용 증가가 가장 직접적이고 믿을 만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전세운 교수는 “이런 변화는 기존 방식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앞으로 환자별 맞춤형 치료전략을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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