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융감독원 건물 앞 깃발./뉴스1 |
금융감독원이 주요 증권사에 이어 자산운용사에 대해서도 해외 투자 영업 실태 점검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 주식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상품을 만드는 자산운용사 단계에서도 환율 고공 행진의 주범으로 꼽히는 ‘서학 개미’들의 해외 투자 열기를 부채질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본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상적인 기업 영업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5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3일부터 주요 증권사에 대한 해외 투자 영업 실태 현장 점검을 벌였고, 향후 자산운용사에 대해서도 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자산운용사가 해외 주식 관련 상품을 설계할 때 환율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는지, 국내 주식 관련 상품 개발에 소극적이지는 않은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자산운용사들이 개발한 상품 개수 측면에서도 환율 변동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지난 3일 기준 한국거래소에 올라온 해외 주식 시장 기반 ETF 상품 438개 가운데 ‘환헤지’ 상품은 94개(21.5%)였다. 환헤지 상품은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을 없애, 주가 등락만으로 가격이 바뀐다. 반대로 환헤지 조건을 적용하지 않은 ‘언헤지’ 상품들은 환율 변동까지 가격에 반영하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상품 가격도 오르게 된다.
그런데 1년 전인 작년 12월 3일 기준으로는 해외 주식 시장 기반 ETF 상품 344개 가운데 환헤지 상품이 89개(25.9%)에 불과했다. 전체 상품이 94개 늘어날 동안 환헤지 상품은 5개 늘어나는 데 그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환율 리스크에 대한 고려 없이 상품을 쏟아낸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산운용사들이 해외 주식 관련 상품 개발 실적을 주요 성과로 삼고 있지는 않은지도 금감원 점검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상품을 개발하는 것일 뿐이라는 반발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환헤지 상품은 환헤지 과정에서 운용 보수가 추가로 붙기 때문에 투자자들 선호도가 낮다”며 “특히 최근에는 환율이 오를 때 수익률이 커지는 언헤지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고, 자산운용사들이 그에 맞춰 적극적으로 상품을 개발하는 건 자연스러운 영업 전략”이라고 했다.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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