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상·하수도처럼"…이재명-손정의, '초지능 시대' 로드맵 논의

스타게이트·ARM 협력 점검…AI 인프라 전략에 속도
AGI 넘어 ASI 전개…기술 미래 둘러싼 논점 교환
한일 AI 협력 가교 요청…'AI 3강' 구상 실행력 강화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접견했다. 취임 이후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을 연달아 만난 데 이어 글로벌 AI 리더십 외연을 확장하는 행보다. 이날 논의는 한국의 'AI 기본사회' 비전과 초인공지능 시대 전망 그리고 한일 AI 협력 구체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AI 정책 방향을 손 회장에게 직접 설명했다. "AI를 상·하수도처럼 국민 누구나 누리는 기본 인프라로 만들겠다"며 "모든 국민과 모든 기업이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사회적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한미 통상 협상 과정서 손 회장이 조언을 준 데 대해 감사를 전하며 "위험은 최소화하고 유용성은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AI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의에는 배경훈 과기정통부 부총리, 김정관 산업부 장관, 강훈식 비서실장 등이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AI 3강 국가를 지향하는 만큼 한일 간 AI 협력이 중요하다"며 "손 회장이 가교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손 회장은 "다음 기술 지평은 ASI(초인공지능)"라며 기존 AI 논쟁을 뛰어넘는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AGI(범용인공지능)는 인간 두뇌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ASI는 인간보다 1만배 뛰어난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능 격차는 금붕어와 인간의 차이처럼 벌어질 것"이라며 "AI를 통제하려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존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가 인류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에는 "우리가 반려견을 해치지 않듯 기우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ASI가 가져올 사회적 영향에 우려도 표했다. "과학 분야에서는 ASI가 노벨상을 받을 수 있지만 문학상까지 석권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자 손 회장은 "(그렇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날 접견에는 르네 하스 ARM CEO도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ARM은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보유한 글로벌 반도체 설계기업이다. 스마트폰 CPU 설계의 95%를 차지, 최근 AI 서버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대통령은 ARM과 국내 팹리스 기업 간 협력, AI 인재 양성을 위한 'ARM 스쿨' 추진 현황을 점검하며 "인력 기반 확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은 소프트뱅크·오픈AI·오라클이 추진하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지난달 UAE 순방 당시 'UAE 스타게이트'에 한국 기업 참여를 확정한 만큼 한국 내 데이터센터 신설 가능성과 후속 로드맵이 핵심 논점으로 올랐다.

한편, 이번 회동은 한국이 추진하는 AI 전략과 손 회장이 제시한 초지능 시대의 기술 비전이 교차한 자리로 평가된다. AI 인프라 구축부터 글로벌 협력 및 기술 철학까지 폭넓은 논의가 이어지며 한국의 AI 도약 전략이 한층 입체적으로 다듬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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