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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내리던 4일 밤, TBS는 왜 교통상황을 전하지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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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저녁 서울 광화문사거리 일대에 눈이 내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4일 저녁 서울 광화문사거리 일대에 눈이 내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서울 지역에 폭설이 내린 4일 밤 교통 전문 방송인 티비에스(TBS) 에프엠 라디오(95.1㎒)에선 교통이 마비된 시내 상황 대신 계속 대중가요와 팝송 같은 음악만 흘러나왔다. 오후 8시까진 그나마 1시간마다 1분짜리 시내 교통 상황을 전하는 간단한 리포트가 내보냈으나 그 이후론 줄곧 음악방송이었다.



지난해 서울시가 티비에스에 대한 지원을 끊은 뒤 계속되는 풍경이다. 서울시 지원이 끊긴 뒤 심각한 재정 위기에 맞닥뜨린 티비에스는 제대로 된 방송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380여명에 달하던 전체 직원 규모가 지금은 80여 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9월부턴 임금이 한 푼도 지급되지 않아 남은 직원 대부분은 하루 서너 시간 단축근무를 하다 보니 4일 저녁처럼 시내 교통상황이 마비돼는 재난 상황에 맞닥뜨려도 특별 교통상황 리포트 제작이 불가능한 것이다.



티비에스가 오후 6시 이후 계속 음악방송만 한 건 지난해 11월 말 이후부터로,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티비에스 관계자는 5일 한겨레에 “예전 같으면 1시간짜리 재난 방송을 내보냈으나 지금은 재원과 인력 부족으로 특별 방송을 내보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지난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내년 예산에서 방송발전기금으로 교통 에프엠 제작지원 22억원 등 74억8000만원을 프로그램 제작과 운영비 명목으로 티비에스에 지원하는 안을 통과시켰으나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전액 삭감의 이유는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발언으로 확인됐다. 구 장관은 티비에스 지원 예산 전액 삭감의 이유를 묻는 진행자 말에 “지역방송발전지원특별법을 보면 특별시 지역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 지원을 못 받게 돼 있다. 법 규정에 따라 이렇게 된 것이지 저희가 의도를 갖고 감액했다든지 이런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각종 지역방송사에 대한 지원 근거를 담은 지역방송발전지원법은 “지역방송이란 특별시 외의 지역을 방송구역으로 하거나 특별시 일부와 특별시 외의 지역을 방송구역으로 하는 지상파방송을 말한다”고 규정한다. 서울시를 방송권역으로 하는 티비에스는 해당 사항이 없다는 얘기다. 구 장관은 과방위가 애초 법을 잘못 해석한 것이냐는 진행자 질문엔 “그렇다. 법에 따르면 저희가 지원하기 어렵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 주도의 국회 과방위가 애초 법 해석을 잘못해 지원을 결정한 걸 정부가 바로잡았다는 설명이다. 결국 티비에스엔 희망 고문이 돼버린 셈이다.



주용진 티비에스 대표이사 직무대리는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마비된 도로의 사고소식과 정체를 보면서 티비에스에 주어진 의무를 행할 수 없는 상황에 답답했다”며 “시민 안전이 가장 운선인 방송사이기에 광고나 협찬 등에 좌우되지 않고 바로 전체 편성을 특별방송 체제로 가동할 수 있는 시스템인 티비에스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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