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구름많음 / -2.0 °
중앙일보 언론사 이미지

엔비디아·AMD "15% 떼도 팔래", 美 상원 '中수출금지법' 발의...'칩 내전' 재점화

중앙일보 심서현
원문보기
댓글 이동 버튼0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3일 미국 상원의원들과 면담을 하러 워싱턴 캐피톨 힐을 방문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3일 미국 상원의원들과 면담을 하러 워싱턴 캐피톨 힐을 방문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첨단 칩의 대(對) 중국 수출을 둘러싼 미국 정계와 기술 업계의 ‘내전’이 재점화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대통령을 만나 ‘인공지능(AI) 칩 수출 허가’ 설득에 힘을 쏟자, 다음날 미국 공화당·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 허가 금지’ 법안을 발의한 거다. 중국 AI 반도체 ‘대어’들이 연이은 상장으로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으는 가운데, 미국 정치권과 반도체 기업의 시각차는 커지고 있다.



美 정치권 vs 반도체기업, 정면충돌



4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민주당 상원의원 6명은 ‘안전하고 실행 가능한 반도체 수출법안’을 발의했다. 현재 수출 허가된 칩보다 더 강력한 모든 칩에 대해 최소 30개월간 적대국에 대한 수출 허가 신청을 거부하며, 변경하려면 30일 전에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적대국은 북한, 러시아, 이란, 홍콩·마카오 포함 중국으로 명시했다.

발의한 의원들은 “미국이 AI 경쟁에서 공산주의 중국을 앞서는 핵심 이유는 AI 칩이므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게 국가 안보에 필수적이다”, “최첨단 AI 모델이 미국 기업에 의해 국내에 구축되게 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앞서 지난 3일 젠슨 황 CEO의 워싱턴 방문은 막 성과를 내던 차였다. 황 CEO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몇몇 공화당 상원의원을 만나 ‘엔비디아 칩의 중국 수출을 막으면 화웨이 같은 중국 기업만 이득 본다’는 취지로 설득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미국 의회가 연례 국방 예산법안 ‘국방수권법(NDAA)’에서 엔비디아·AMD의 첨단 AI 칩 해외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을 제외하기로 했다고 보도하면서, 엔비디아 로비의 승리라고 평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 수출도 허가하지 않겠냐는 전망까지 나오자, 워싱턴 정가의 반대파들이 즉각 법안 발의로 움직인 거다.

미국 정계에서는 젠슨 황 CEO에 대한 공공연한 불신도 흘러나온다. 돈벌이에 정신 팔려 미국의 국익은 안중에 없다는 거다.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 의원은 “그(황 CEO)는 성부 성자 성령보다 더 많은 돈을 갖고서도 더 많이 원한다”라며“중국 수출에 대한 객관적인 조언을 구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AP 기자에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은 “젠슨 황은 무기상”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AI 반도체 또 상장…‘시간은 우리 편 아니다’



반면, 엔비디아·AMD는 ‘이러다 중국이 완전히 자립한다’고 우려한다. 4일 리사 수 AMD CEO는 미국 매체 인터뷰에서 “중국에 AI 가속기 수출 허가를 받아놨고, 미국 정부에 15% 세금을 낼 준비도 되어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은 첨단 반도체의 중국 판매 수익 15%를 미국 정부에 내기로 엔비디아·AMD와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조건을 이행할 테니, 중국에 팔게만 해달라는 거다.


중국 AI 반도체 회사 무어 쓰레드의 AI 가속기. 사진 moore threads

중국 AI 반도체 회사 무어 쓰레드의 AI 가속기. 사진 moore threads



양대 GPU 업체의 조바심 뒤에는, 중국 AI 반도체 업체의 빠른 성장이 있다. 5일 중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무어쓰레드가 상하이거래소에 상장했는데, 첫날 주가가 500% 급등해 거래되고 있다. 무어쓰레드는 엔비디아 차이나 임원 출신이 세운 회사로, 이번 기업공개(IPO)로 80억 위안(1조6600억원)을 조달했다. 앞서 지난 2020년 상장한 캠브리콘 역시 중국에서 엔비디아 GPU의 빈자리를 메우겠다는 야망을 품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1년 새 144% 올랐다.

최근 구글의 AI 가속기인 텐서처리장치(TPU)의 성능 개선이 주목받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구글 TPU 개발자 출신’을 내세운 이들이 만든 ‘중국판 TPU’까지 나왔다.

문샷AI의 키미 K2. 사진 SNS 캡처

문샷AI의 키미 K2. 사진 SNS 캡처



엔비디아·AMD는 미·중 정부로부터 수출·수입 허가를 얻어내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중국 AI 업계의 마음을 잡는 데에도 골몰하고 있다.

3일 엔비디아는 자사 블로그에 “키미(Kimi)의 K2 모델이 H200 대비 엔비디아 블랙웰 서버에서 성능이 10배 향상되었다”라고 밝혔다. 키미는 중국의 AI 스타트업 문샷AI가 지난 1월 내놓은 고성능 오픈소스 모델로, 딥시크가 채택해 성능을 높인 AI 모델 구조 ‘전문가 혼합(Mixture of Expert)’ 방식을 채택했다. 중국 AI 회사들이 내놓는 혁신적 AI 모델은 엔비디아 AI 칩에서 최상의 성능을 낼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넷플릭스 워너브러더스 인수
    넷플릭스 워너브러더스 인수
  2. 2조진웅 소년범 의혹
    조진웅 소년범 의혹
  3. 3김호중 성탄절 가석방
    김호중 성탄절 가석방
  4. 4문정희 춤 실력
    문정희 춤 실력
  5. 5내란재판부 위헌 우려
    내란재판부 위헌 우려

중앙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