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의나무 제공 |
인간이 무심히 지나치는 생명체들의 숨은 역할을 생태학자의 시선으로 재조명한 신간 '고마운 존재들의 생태학'은 스페인의 저명한 생물학자 미겔 델리베스 데 카스트로가 여든을 앞두고 "인류의 운명은 다른 모든 생명의 운명과 연결돼 있다"는 메시지를 중심에 둔 책이다.
저자는 딱정벌레·박쥐·균류·콘도르·미생물·식물성 플랑크톤 등, 인간이 흔히 하찮거나 위험하다고 여기는 생명체들이 생태계를 유지하는 핵심 동력임을 강조한다. 농작물의 수분을 돕고, 해충을 자연 방제하며, 사체를 처리하고, 물을 정화하는 이들의 활동이 없다면 인간의 생존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풍부한 사례로 설명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당하게 낙인이 찍힌 박쥐, 흔히 '지구의 허파'로 불린 아마존보다 더 많은 산소를 생산하는 식물성 플랑크톤, 인간의 눈에 띄지 않는 땅속 균류 등 과학적으로 중요성이 입증된 생명체들의 실제 역할을 다채롭게 풀어낸다.
책의 집필은 저자의 아버지이자 스페인의 국민작가였던 미겔 델리베스와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생물다양성 문제보다 기후 위기나 오염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보던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쓰기 시작한 글이었고, 이는 생명의 가치를 환기하는 대중서로 확장됐다.
저자는 생물다양성 감소는 곧 인간의 생존 기반이 무너지는 문제라며 "자연 파괴가 불러올 위험을 두려워하기보다, 생명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태계의 보이지 않는 주역들을 통해 환경 위기의 근본 원인을 짚고,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난 사고의 필요성을 촘촘히 담아냈다.
미겔 델리베스 데 카스트로 지음 | 남진희 옮김 | 두시의나무 | 3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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