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만점을 받은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 왕정건 군이 5일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역대급 ‘불수능’이란 평가를 받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 왕정건(18) 군은 5일 자신만의 공부 방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왕 군은 이날 학교에서 만점짜리 수능 성적표를 받았다. 국어·수학·탐구(2과목) 영역 문제를 다 맞고, 절대평가인 영어·한국사 1등급을 받으면 만점이다. 올해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사람은 전국에서 단 5명(재학생 4명·졸업생 1명)으로, 지난해 만점자 수 11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광남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수능 만점자를 배출하면서, 2년 연속으로 수능 만점자를 낸 최초의 공립 일반고가 됐다. 중학생 시절부터 성적이 좋았던 왕 군은 특목·자사고에도 지원할 수 있었지만,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광남고를 1지망으로 썼다.
왕 군은 “통학 거리를 고려해 광남고를 지원했다”며 “수험생은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광남고에 진학해 보니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졌을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의 수업 수준도 뛰어났다는 설명이다. 만점을 받는 데는 사교육보다는 학교의 도움이 컸다고도 했다.
왕 군은 “후배들에게 학교 수업 때 자지만 않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란 말을 해주고 싶다”며 “좋은 학교이기 때문에 선생님들 수업만 들어도 내신과 수능 대비를 다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5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수능 만점을 받은 왕정건 군이 친구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
수능 만점을 받은 소회에 대해서는 “정시보다는 수시로 대학에 가고 싶었는데 뜻밖의 결과를 받아서 선생님들께 감사한 마음일 뿐”이라고 말했다.
왕 군의 고3 담임인 고무성 선생님은 “정건이는 평소에 홀로 묵묵히 공부만 하던 학생이 아니라 3년 동안 교과 학습 멘토링을 한다든지 평소 친구들과 많이 교류하는 학생이었다”며 “친구들과 학교와 같이 나아가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더 유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왕 군은 수능을 세 달가량 남긴 올해 8월 건강에 문제가 생겨 큰 수술을 받고 한 달간 입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병원에서도 공부를 놓지 않았다. 왕 군은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많이 지쳐있었는데 부모님들과 친구들이 응원을 많이 해줬다”며 “같은 병실 환자분도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고 했다.
스트레스 관리법에 대해서는 “한 과목만 공부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데 그럼 다른 걸 공부하면서 풀었다”며 “고등학교 올라와서는 프랑스어나 아랍어 공부 등 외국어 공부를 취미 삼아 했다”고 말했다.
왕 군은 서울대, 연세대, 가톨릭대 등 의대 수시 모집에 지원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가고 싶은 대학으로는 서울대 의대를 꼽았다.
왕 군이 의대에 지원한 이유는 ‘국제 의사’가 되고 싶어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에서 무고한 사람이 다치고 죽는 모습을 접한 뒤 이들을 돕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왕 군은 “박노해 시인의 ‘나 거기 서있다’라는 시에 ‘몸의 중심은 심장이 아니다. 몸이 아플 때 아픈 곳이 가장 중심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며 “그 말을 확장하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곳은 아픈 사람들이 있는 곳이란 의미가 된다. 의사가 되어 그런 중심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강문정 기자 (kangmj@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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