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호 기자]
한국 전통 성악에는 정가(正歌)라는 갈래가 있다. 정가는 사대부나 전문가들이 향유했던 음악을 칭하며, 가곡, 가사, 시조 세 가지 갈래가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근대까지는 계층별, 직업별로 부르는 이가 달랐으나, 현대에 와서는 정가 전공자들이 이 세 장르를 통합하여 '정가'라는 이름으로 연행한다.
정가의 세 갈래는 고전 문학작품을 음률에 얹어 노래한다는 공통점을 공유하지만,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 정진용은 대금연주자이자 선릉아트홀의 무대감독이다. ER 이코노믹리뷰 연재 칼럼 ‘우리 음악 쉽게 듣기’에서는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초심자가 국악을 더 쉽게 즐기는 방법을 소개하고 감상할만한 곡을 추천한다. |
한국 전통 성악에는 정가(正歌)라는 갈래가 있다. 정가는 사대부나 전문가들이 향유했던 음악을 칭하며, 가곡, 가사, 시조 세 가지 갈래가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근대까지는 계층별, 직업별로 부르는 이가 달랐으나, 현대에 와서는 정가 전공자들이 이 세 장르를 통합하여 '정가'라는 이름으로 연행한다.
정가의 세 갈래는 고전 문학작품을 음률에 얹어 노래한다는 공통점을 공유하지만,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가곡은 가장 정형화된 정가로, 남여창 27곡이 모두 5장 형식으로 반드시 관현악 반주를 수반한다.
시조는 가장 가벼운 정가로 반주가 없어도 되며 초·중·종 3장으로 구성되어 간결하다.
이에 비해 가사는 긴 사설을 노래하는데, 가사마다 여러 개의 절을 가지기도 하며, 잡가(雜歌)와도 비슷하게 들린다. 특히 여창 가객뿐 아니라 남창 가객 또한 속청(가성)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정가와 구별된다.
가사의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으나, 잡가를 비롯하여 고려가요와 한시, 사설 등에 선율을 붙여 전래되어 온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시조와 가곡이 시조라는 문학 형식에 충실한 것과는 달리, 가사가 조금 더 민간에 친화적인 노랫말과 가락을 갖게 된 배경이 된다.
현재는 <권주가>, <길군악>, <매화타령>, <백구사>, <상사별곡>, <수양산가>, <양양가>, <어부사>, <죽지사>, <처사가>, <춘면곡>, <황계사> 열두 수만 전해지고 있어 흔히 12가사로 알려져 있다.
가곡이나 시조가 아닌, 가사를 먼저 소개하는 이유는 정가의 세 갈래 중 가장 토속적으로 가락과 장단이 역동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민요나 판소리보다는 점잖지만, 가락의 흐름과 장단의 변화가 힘차다.
가사는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먼저 반주에 집중하여 들어보자.
가사의 반주는 수성(隨聲, 수성가락)이다. 수성이란 정해진 선율 없이 노래의 가락을 따라가는 연주 방식을 말한다. 반주자도 노래의 가락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어야 가객의 소리를 따라갈 수 있는 것이다. 반주는 노래보다 튀어도 안 되고, 호흡이나 여운을 위해 노래가 비는 부분을 채워주기도 하는 등 난이도가 있는 연주 방식이다. 반주 악기는 장구와 더불어 대금, 피리, 해금과 같은 관악기 위주로 구성하나 현악기도 간혹 편성된다.
그리고 '입타령'을 흥얼대보자.
입타령은 가사만의 독특한 특징으로 '어이요'나 '나루니루'같이 의미없는 노랫말로, 노랫말 사이에 삽입되어 긴 사설의 흐름에 변화를 주거나 흥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이는 시조나 가곡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요소로, 가사가 가진 해학과 놀이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지점이다.
오늘 들어볼 가사는 <죽지사>이다.
죽지사는 가사 중에서도 정가풍의 창법에 시원시원하게 내지르는 발성으로 부르는 노래이나, 입타령이 있어 너무 경직되지도, 너무 풀어지지도 않은 감성으로 편하게 듣기 좋다.
※ 김호성 명인의 <죽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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