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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철 탔다" 땀 뻘뻘... 빙판길 피한 출근길에 지친 직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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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수도권 폭설에 도로·인도 곳곳 빙판길
지하철 증편에도 출근길 인파 몰려 큰 불편
경찰 신고 2,000건... 7중 추돌 등 사고 속출


학부모들이 5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인근에서 자녀의 등교를 돕고 있다. 허유정 기자

학부모들이 5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인근에서 자녀의 등교를 돕고 있다. 허유정 기자


"가까운 앞집 가는데 넘어질까봐 떨면서 걸으니 한참 걸리네."

5일 오전 8시쯤 서울지하철 3호선 홍제역 인근에서 만난 정순분(71)씨는 빙판길 위를 아슬아슬하게 한걸음씩 내디뎠다. 걸어서 15분 거리인 한 가정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정씨는 "평소보다 한참 더 걸리겠다. 9시까지 가야하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전날부터 서울 전역과 수도권에 폭설이 쏟아지면서 이튿날 출근길 시민들은 크고 작은 불편을 겪었다.

오전 7시 30분쯤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로 출근하던 직장인들은 방한 용품으로 무장한 채 꽁꽁 언 빙판길을 피해가며 종종걸걸을 내디뎠다. 인도에는 간밤에 뿌린 염화칼슘이 쌓여있었다. 경기 부천에서 평소 버스를 타고 강남으로 출근하는 김재혁(29)씨는 "교통 혼잡을 예상해 30분 일찍 집을 나섰다"며 "눈길에 버스를 타면 너무 늦을 거 같아 환승을 여러 번 하더라도 지하철을 택했다"고 했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1호선과 수인분당선 등을 담당하는 한국철도공사는 이날 출근 시간대 차량을 증편했으나 시민들이 몰리면서 역사는 매우 혼잡했다. 경기 부천에서 서울 강남구까지 출근한다는 최지혜(31)씨는 "차가 막힐까봐 다들 지하철을 탄 모양이다. 더 일찍 나왔어야 했는데 지각할 것 같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한파에 두터운 패딩과 목도리를 챙긴 입은 시민들은 만원 지하철을 타는 동안 구슬땀을 흘리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이민희(30)씨는 "출근 시간대 지하철이 증편돼 평소보다 자주 오긴 했지만 워낙 승강장에 사람이 많이 몰려서 '지옥철'이나 다름 없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5일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도로가 빙판길로 변해있다. 남병진 기자

5일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도로가 빙판길로 변해있다. 남병진 기자


밤 사이 제설 작업으로 강변북로 등 서울 주요 도시고속도로의 교통 통제는 풀렸지만 빙판길 사고가 속출했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24분쯤 서울 국회대로 목동교 인근에서 차량 12대가 추돌해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비슷한 시각 영등포구 당산동 노들로에선 보호난간(가드레일)에 정차한 스타렉스 차량을 승용차가 들이받으면서 6중 추돌 사고가 발생, 스타렉스 운전자가 병원으로 옮겨졌다. 강변북로 구리 방향 반포대교에서도 6시 5분쯤 7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걸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6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경찰이 접수한 대설 관련 112 신고는 1,981건이었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강설이 예고됐지만 제설 작업이 더뎠다는 불만도 나왔다. 강모(27)씨는 "(5일) 자정 넘어 일을 마치고 1시간 만에 택시를 간신히 잡았지만 제대로 안 치워진 눈 때문에 차량이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며 "길 위에 40분 갇혀 귀가가 한참 늦어졌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허유정 기자 yjheo@hankookilbo.com
남병진 기자 south@hankookilbo.com
전예현 기자 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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