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자영업자 빚 2000조원 돌파…3분기에 20조 늘었다

자료=한국은행

지난 2분기 산업대출이 약 20조원 증가하며 대출 잔액이 2000조원을 돌파했다. 금융 및 보험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 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영향이다.

다만 서비스업 대출 중 부동산업 대출은 지방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며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8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3분기 연속 감소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예금취금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2014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20조2000억원 증가했다. 전분기(+14조5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제조업은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대출 잔액이 늘었다. 제조업(+4조1000억원)은 2분기 중 반도체 설비투자지원 특별프로그램에 따른 정책자금 대출의 기저효과로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업의 시설자금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건설업(-1조원)은 부실매출 매·상각이 이어진 영향 등으로 감소세가 계속됐다.

서비스업(+15조7000억원)은 금융 및 보험업(+9조6000억원) 등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은행의 지주회사 및 SPC(특수목적법인)에 대한 대출과 은행을 통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부동산 부실대출 매입을 위한 자산관리회사의 자금조달 등의 영향이다.

다만 서비스업 중 부동산업(-1조4000억원)은 대출 잔액이 줄었다. 3분기 연속 감소세다. 부동산업 대출금 규모가 3분기 연속 줄어든 건 한은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8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방 부동산 시장 부진 지속 등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부실대출이 매·상각된 영향이다.

도·소매업(+2조1000억원)은 업황이 개선되면서 자금수요가 줄어 증가폭이 전분기 대비 축소됐다.

대출금을 용도별로 살펴보면 운전자금(+8조8000억원→13조6000억원) 증가 폭이 확대됐다. 시설자금(+5조7000억원→6조6000억원) 대출도 증가폭이 커졌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운전자금 대출은 금융 및 보험업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시설자금 대출도 제조업 증가폭이 축소됐으나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20조4000억원)의 증가폭이 확대됐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3000억원)은 감소 전환했다. 예금은행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대출금 모두 증가폭이 확대됐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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