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이 소유했던 리틀 세인트 제임스 섬의 저택. AP 연합뉴스 |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이 성범죄를 저지른 장소로 알려진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리틀 세인트 제임스 섬의 내부 모습이 사진과 영상으로 공개됐다.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이 섬에 있는 엡스타인 저택과 관련된 사진 100여 장과 영상 4편을 공개했으며, 해당 자료들은 엡스타인이 교도소에서 사망한 다음 해인 2020년 버진아일랜드 법집행 당국이 촬영한 것이다.
엡스타인은 버진아일랜드에 두 개의 섬을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었으며, 그중 리틀 세인트 제임스 섬은 그가 약 20년 동안 거주했던 곳이다. 수년간 피해자들은 이 섬에서 미성년자 성 착취와 인신매매 등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폭로해왔다. 뉴욕타임스(NYT)와 CNN은 새롭게 공개된 영상과 사진들이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섬 내부의 일부 실체를 드러낸다고 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수영장과 야자수가 늘어선 고급 리조트 형태의 저택 전경이 담겼다. 2019년 기준 이 섬의 가치는 6,300만달러(약 92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방에서는 남성 얼굴 형태의 마스크(가면) 10여 개가 벽에 걸려 있었고, 유선전화 단축다이얼에는 '대런', '리치', '마이크', '패트릭', '래리' 등의 이름이 표시돼 있었다. 이 방은 치과 진료실로 개조된 것으로 보이며, NYT는 엡스타인의 여자친구였던 카리나 슐리악이 치과의사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간은 도서관 또는 공부방으로 추정된다. 방 안에는 네 개의 안락의자와 칠판이 있었으며, 칠판에는 '권력', '기만', '정치적' 등의 단어가 적혀 있었다. 일부 단어는 지워져 있었는데, 민주당 측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이름 등 일부 내용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엡스타인이 소유했던 리틀 세인트 제임스 섬의 저택. AP 연합뉴스 |
지난달 미국 의회는 엡스타인 관련 자료를 30일 이내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서명했다. NYT는 민주당이 이번 사진과 영상 공개를 통해 법무부에 추가 자료 공개 압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간사 로버트 가르시아는 성명을 통해 “새로운 사진들은 엡스타인과 그의 섬에 대한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며 “조사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엡스타인의 끔찍한 범죄 전모를 규명하기 위해 자료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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