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경기·강원 등 4개 시도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 동호대교 고가도로에 차량이 빙판길에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독자 제공 |
전날 퇴근 시간대에 쏟아진 폭설은 서울 전역의 교통 체계를 순식간에 마비시켰다. 차도와 인도의 경계가 눈에 묻혀 사라졌고, 도로 위 차들은 꼼짝 못 한 채 긴 시간 갇혀 있었다. 제설작업이 제대로 된 것이냐는 시민 불만이 쏟아졌다.
5일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 기준으로 서울 도시고속도로 19개 구간과 시내도로 5개 구간이 통제됐다. 강변북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해 차들이 비상등을 켠 채 꼼짝하지 못했다. 온라인에는 “1시간 넘게 한남대교에 갇혀 있다” “도로에 갇혀있다가 결국 차를 버리고 걸어왔다” 등등의 피해 제보가 이어졌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발표를 보면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고는 속출했다. 강남구 논현동에서는 저녁 7시49분께 승용차 두 대가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져 각각 전봇대와 가게 유리창을 들이받았고, 금천구 시흥동 호암 터널 안에서는 6중 추돌 사고가 나기도 했다.
이에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중구에서 반포로 자동차를 운전해 퇴근하는데 3시간 넘게 걸렸다는 김아무개(38)씨는 “서울에 눈이 온 게 처음도 아닌데 제설 작업을 안 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서울시는 눈이 내리기 전부터 제설제를 배포하는 등 제설작업에 착수했지만 갑작스럽게 많이 내린 눈으로 제설제가 충분히 녹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오후 5시부터 올림픽대교·강변북로 등 도시고속도로와 주요간선도로에 제설제를 사전에 살포하고 이후에도 4차례에 걸쳐 제설제를 추가 살포했다”며 “짧은 시간에 많은 눈이 집중적으로 내린 데다, 차량이 통행하면서 제설제가 마찰하며 활성화돼야 하는데 일부 간선도로에서 차량이 지·정체하면서 제역할을 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눈이 온 뒤 기온이 급격히 영하로 떨어지며 도로가 빠르게 결빙된 점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자치구 이면도로 및 보도 제설률은 90%를 넘는다.
4일 내린 눈으로 한강버스도 운항을 중단했다. 한강사업본부는 이날 저녁 6시40분께 시계가 1㎞도 확보되지 않는다며 ㈜한강버스와 유람선 등 모든 선박 운영사에 운항 중단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한강버스는 저녁 7시부터 자정까지 전 구간 운항을 멈췄다.
다음날인 5일 오전부터는 마곡·여의도 선착장에서 정상 운항을 재개했다. 다만 지난달 중순 좌초 사고 이후 압구정·뚝섬·잠실·옥수 등 4개 선착장은 운항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한편, 지난 4일부터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협력 등을 위해 베트남·말레이시아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결빙 구간을 최소화해 시민의 불편함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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