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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버스 감금 됐다"…2년째 알고도 당한 '첫눈 교통 대란' 왜

중앙일보 이영근.한찬우.곽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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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천·경기·강원 등 4개 시도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 동호대교 고가도로에 차량이 빙판길에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서울·인천·경기·강원 등 4개 시도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 동호대교 고가도로에 차량이 빙판길에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퇴근 무렵 내린 폭설에 서울·경기 시민들은 마비된 도로 위에서 짜증과 답답함을 견뎌야 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준비한 제설 대책이 무용지물이었다는 불만이 5일 쏟아졌다.

직장인 김모(29)씨는 전날 서울 마포구에서 성동구까지 가는 데 차로 3시간30분이 걸렸다. 밤샘 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이날 오전에도 제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귀가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김씨는 “도로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끔찍했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에 사는 대학생 이장호(25)씨도 불편을 겪었다. 오후 10시쯤 서울 종각에서 귀가하려는데 폭설로 광역버스가 끊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호출했는데 30분 넘게 잡히지 않았고, 추가 요금까지 내가며 3만6000원에 귀가할 수 있었다. 이씨는 “갑작스러운 눈으로 대중교통 마비가 되는 건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눈 온다는 기상예보가 있어서 대비가 된 줄 알았는데 교통이 심하게 꼬인 건 아쉽다”고 말했다.

폭설 후 한파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은 5일 서울 이태원역 인근에서 시민이 빙판길을 조심히 걷고 있다. 연합뉴스

폭설 후 한파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은 5일 서울 이태원역 인근에서 시민이 빙판길을 조심히 걷고 있다. 연합뉴스



도로 위에서 발이 묶인 대중교통 승객들이 하차하는 사태도 서울 곳곳에서 목격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를 보면, 버스에서 하차 통보를 받거나 참다못해 하차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한 계정은 “오후 6시에 퇴근해서 12시 넘어서 집에 들어왔다. 3시간 넘게 버스에 감금 상태였다가 못 참고 다들 도로 한복판에서 하차했다”고 푸념했다

출근길 상황도 위태롭긴 마찬가지였다. 이날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 언덕에서 내려오던 한 중년 여성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여의도 환승센터에서 김밥 장사를 하는 문경숙(54)씨는 “오전 6시에 신길동 집에서 나왔는데 제설이 안 돼 있어서 힘주고 걸었더니 다리가 아프다”며 “도로 연석은 제설이 미비해 크게 넘어진 사람도 오면서 봤다”고 말했다.





“올해는 다를 줄 알았는데…제대로 대비했나?”



2년 연속 대란을 촉발한 첫눈에 시민들은 “알고도 당하니까 더 문제”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은 지난해 11월에도 20㎝ 넘는 폭설이 첫눈으로 내렸다. 택배기사 김모(34)씨는 “지난해에도 첫눈 때문에 배송이 늦어져 업무에 큰 차질이 생겼다”며 “올해는 다를 줄 알았는데 정부가 제대로 대비를 한 건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날 정부는 첫눈 예보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서울시와 경기도도 첫눈 예보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서울시의 경우 5000명 인원과 제설장비 1100개를 투입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미리 뿌린 제설제로 녹은 눈이 빙판 만들어”



서울시 관계자는 “폭설이 퇴근 시간에 집중된 데다 미리 뿌린 제설제로 녹은 눈이 영하에 빙판이 되면서 차량 미끄럼 사고가 발생해 시민 불편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도로가 마비되면 제설 차량도 운행할 수 없기 때문에 교량 램프 구간 등 지체를 유발하는 구간에 도로 열선이나 자동염수살포장치를 확대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영근·한찬우·곽주영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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