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CEPI에 1,890만 달러 신규 공여…팬데믹 대비 국제협력 강화

[손의식 기자]

[라포르시안] 정부가 차세대 팬데믹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국제 보건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감염병혁신연합(CEPI)에 1,890만 달러(약 278억 원)의 신규 재정을 공여하기로 했다.

이번 공여는 CEPI에 대한 한국의 연례 분담금 형태로 제공되며, 백신을 포함한 대응수단을 신종 감염병 확인 후 100일 이내에 개발·공급한다는 CEPI의 '100일 미션' 이행을 지원하는 목적이다.

신규 재정 공여 협약은 노르웨이 오슬로 CEPI 본부에서 진행된 회의에서 서민정 주노르웨이 대사가 리처드 해쳇 대표와 함께 서명했다.

서 대사는 "CEPI의 2.0 전략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한국 정부가 팬데믹 대비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내년 예정된 해쳇 대표의 방한이 시기적으로 중요하다며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CEPI가 2026년 말까지 추진하는 팬데믹 대비 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며, CEPI는 향후 새로운 전략인 'CEPI 3.0'을 출범시켜 미지의 감염병, 이른바 'Disease X'로 불리는 신종 감염병 위협에 대비하는 글로벌 역량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감염병 최초 확인 후 3개월 이내에 백신을 확보하는 목표는 코로나19 첫 백신 개발 기간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처드 해쳇 대표는 "다음 팬데믹 위협이 어디에서, 언제 발생할지 알 수는 없지만 반드시 올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한국의 CEPI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는 이러한 대비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팬데믹에 대한 대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명확하고 시급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하고 있다. 뛰어난 연구개발 역량과 신속한 동원 능력을 갖춘 한국은 '팬데믹 종식'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한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로 한국의 CEPI 누적 기여액은 총 7,000만 달러에 이르렀다. 한국의 재정 기여는 국내외에서 팬데믹 대응을 위한 백신 개발과 감염병 연구를 지원하는 데 활용돼 왔다. CEPI가 지원하는 한국 내 주요 파트너에는 국산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포함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CEPI와 협력해 여러 코로나바이러스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차세대 백신을 개발 중이며, 임상시험 심사 후 향후 수개월 내 임상 단계에 진입할 예정이다.

CEPI는 질병관리청 및 국제백신연구소와도 협력해 백신 및 생물학적 대응수단 개발의 표준화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질병청과 국제백신연구소는 CEPI가 운영하는 '중앙실험실 네트워크'의 구성 기관으로, 감염병 백신 평가를 지원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실 네트워크다.

CEPI는 세계 바이오 서밋, 국제백신산업포럼 등 국내 주요 과학기술 포럼과의 협력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과 함께 감염병 대응 인공지능 기술 협력을 논의하며 CEPI의 차세대 연구개발 기반이 될 '팬데믹 대비 엔진' 구축에도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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