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 보증사고 금액이 약 35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70%가량 줄었다.그러나 이는 지방 건설사의 잇단 부도로 분양 사업이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사진은 지방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연합] |
#. 지난 10월 2일 광주광역시 신창동의 ‘신창 유탑 유블레스 리버시티’는 450억원 규모의 분양보증 사고가 발생했다. 시공사인 유탑건설이 자금난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같은 달 분양계약자들에게 분양보증 사고 이후 보증 이행 절차에 대해 안내했다.
올해 들어 발생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사고 금액이 약 3500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대비 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에서의 분양보증 사고액이 1조원대에서 약 3000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표면적으로는 지방 주택 사업장들의 보증사고가 감소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선 분양시장 침체 및 잇따르는 지역 중견·중소건설사들의 부도로 지방 분양사업 자체가 위축되고 부실사업장이 소진될 만큼 건설경기가 악화된 때문으로 본다.
5일 HUG의 ‘분양보증(사용검사 전 임대보증 포함) 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7곳의 사업장에서 3543억원 규모의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수도권에선 경기 1곳(720억원)이었고, 지방은 ▷강원 2곳(862억원) ▷광주 1곳(450억원) ▷울산 1곳(639억원) ▷전북 2곳(871억원) 등 6곳에서 분양보증 사고가 났다.
HUG가 발급하는 분양보증은 주택사업자가 부도·파산 등의 사유로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해 해당 주택에 대한 분양을 이행하거나 납부한 계약금·중도금 환급을 책임지는 보증상품이다.
2021·2022년에는 없었던 분양보증 사고는 2023년 16곳(1조2143억원), 2024년 17곳(1조1558억원) 등으로 늘었다가 올해 들어 감소했다.
수도권 분양보증 사고액은 지난해 352억원에서 올해 72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지방 사고액이 같은 기간 1조1206억원에서 2822억원으로 급감한 결과다. 사고건수도 지방은 15건에서 6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지방 주택사업장들의 사업 리스크가 줄어서가 아닌 건설경기 악화와 사업 위축에 따른 감소라는 점이다.
공급 과잉으로 인해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이 누적되고 지방 분양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자잿값·인건비 상승으로 경영난을 겪는 지역건설사들이 늘며 보증사고 위험이 있는 사업장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다.
실제 HUG의 지방 분양보증 발급가구수 및 보증금액은 올해 1~10월 기준 4만7755가구, 22조6892억원으로 2019년 이래 최저치다. 지난해 7만9254가구, 33조477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40%, 31% 감소했다. 지방 분양보증 발급가구수는 부동산 호황기이던 2021년 15만1910가구로 정점을 찍고 2022년 11만8162가구→2023년 6만3080가구 등의 추이를 보여왔다.
이에 HUG가 ▷정상 ▷관찰 ▷주의 ▷관리 ▷경보 등 단계별로 관리하는 분양보증 업체도 지난해 190개에서 올해 174개로, 분양보증 사업장수는 같은 기간 951곳에서 810곳으로 감소했다.
주택 분양물량을 봐도 올해 1~10월 공급된 지방 공동주택은 6만4349가구로 전년 동기(8만2898가구) 대비 22.4% 줄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은 부산 해운대, 수영구 등 오션리치벨트라 불리는 바다조망지역, 대구는 학원가가 형성된 수성구 등 특정 지역이 아닌 이상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수도권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교통, 교육, 인프라 등 측면에서 가격 상승여력이 부족해 분양 수요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의 전략적 인프라 확보 및 정부주도 재원조달이 이뤄지지 않는 한 인구가 모일 이유도 집을 매수할 유인도 크지 않은 것”이라며 “지방은 단순히 집을 짓고 파는 것이 아닌 인프라 개발이 선행돼야 부동산 시장과 건설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