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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86 독점 시대의 종언... AWS 그래비톤5가 증명한 '커스텀 칩'의 파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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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글로벌 클라우드 1위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자체 설계 칩(Silicon) 전략의 정점을 찍었다. 인텔이나 AMD 같은 전통적인 칩 제조사에 의존하지 않고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직접 설계하는 '수직 계열화'가 클라우드 시장의 새로운 승부처임을 재확인했다.

AWS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2025'에서 5세대 자체 개발 프로세서인 '그래비톤5(Graviton5)'를 전격 공개했다. 클라우드 워크로드의 복잡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겪는 성능 향상, 비용 절감, 탄소 배출 저감이라는 '트릴레마(삼중고)'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그래비톤5는 단순한 스펙 업그레이드를 넘어선다. 최신 3나노미터(nm) 공정을 적용해 단일 패키지에 무려 192개의 코어를 집적했다. 이는 아마존 EC2 역사상 가장 높은 코어 밀도다. 전작 대비 컴퓨팅 성능은 최대 25% 향상됐고 에너지 효율성은 동급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주목할 점은 코어 간 통신 지연 시간을 33%나 단축했다는 사실이다. 데이터가 이동하는 경로를 물리적으로 좁히고 자주 쓰는 데이터를 칩 가까이에 두는 L3 캐시 메모리를 5배나 키웠다. 이는 금융 거래나 실시간 게임처럼 0.001초의 지연이 치명적인 서비스에서 그래비톤5가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발표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등 경쟁사들이 뒤늦게 자체 칩 개발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AWS가 기술적 격차를 확실히 벌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범용 칩인 x86 아키텍처(인텔/AMD)는 호환성은 좋지만 특정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하기 어렵다. 반면 AWS는 칩 설계부터 서버 아키텍처, 가상화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통제하며 불필요한 기능을 덜어내고 성능을 극대화했다.


보안 측면에서도 '제로 트러스트'를 하드웨어 단계에서 구현했다. AWS의 독자적인 보안 칩인 '니트로 시스템'과 연동해 운영자조차 고객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도록 원천 차단했다. 특히 수학적으로 안전성을 검증하는 '니트로 아이솔레이션 엔진'을 도입해 금융이나 의료 등 규제가 까다로운 산업군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시장의 반응은 이미 뜨겁다. 에어비앤비, SAP,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테스트를 마쳤다. 데니스 시어한 에어비앤비 수석 성능 엔지니어는 "실제 검색 워크로드 테스트에서 타 아키텍처 대비 25%의 성능 향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SAP 역시 트랜잭션 처리 속도가 최대 60% 빨라졌다고 전했다.

AWS는 그래비톤5 기반의 M9g 인스턴스를 오늘부터 프리뷰 형태로 제공한다. 메모리 최적화 모델 등 파생 라인업은 2026년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아담 셀립스키 AWS CEO가 강조해온 "가격 대비 성능의 혁신"은 그래비톤5를 통해 현실화됐다. 이는 단순히 칩 하나를 바꾼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인프라의 경제학을 다시 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고객은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AWS는 인프라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윈윈 구조가 완성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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