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5.12.03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추가 회담을 준비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는 물론 노보로시야 영토까지 "군사적 또는 다른 수단을 동원해" 점령할 것이라고 말해 평화 협상으로 가는 길을 더욱 험난하게 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인도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인디아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군사적 또는 다른 수단을 동원해 어떤 경우에도 돈바스와 노보로시야를 해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전쟁 승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특별 군사 작전 개시 당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고 이 지역들을 해방할 때 비로소 승리가 확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노보로시야는 '새로운 러시아'라는 의미로 러시아 제국 시절 서쪽 영토를 지칭하는 용어다. 푸틴 대통령은 이 용어를 부활시켜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선포하는 데 사용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 이 용어를 사용한 적은 거의 없다.
그런데 이 새로운 지역까지 다시 언급하면서 군사적 우위를 통해 이 지역을 얻거나 협상하더라도 영토 양보는 없을 것이라는 더한층 강경해진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이 메시지는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크렘린궁에서 회담(12월2일)을 가진 지 이틀 만에 나왔다. 그리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매우 생산적이고 유용한 회의였으며 추가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묘사한 미국과 우크라이나 고위급 회담(11월30일) 이후 나흘 만이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푸틴이 미국 대표단과의 회담 후 이 메시지를 던진 것은 향후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압박으로 해석된다. 대내적으로는 러시아 국민에게 “역사적 영토 회복”이라는 대의명분을 강조해 자신에 대한 지지를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 방문 직전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인도는 러시아의 에너지·무기 최대 고객이라 러시아 에너지를 사지 말라는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런데 푸틴이 이처럼 승리를 목전에 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승리하는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해 동맹을 계속 유지·강화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를 향해서는 "우리가 무력으로 이 지역들을 해방하든지 아니면 우크라이나 군대가 이 지역을 떠나 전투를 중단하든지 둘 중 하나"라고 말해 자신들이 어차피 이 땅을 점령할 수 있으니, 우크라이나가 먼저 항복하라는 요구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에도, 미국 분쟁 감시 기관인 전쟁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현재 진격 속도로는 2027년 8월에야 러시아가 도네츠크 지역 전체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러시아 양측은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말 작성한 28개 항 계획이 유출된 이후 진행된 협상에서 어떤 진전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보좌관이자 외교 정책 고문인 유리 우샤코프는 2일 있었던 회담에서 영토 문제를 논의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영토 문제를 논의하지 않고서는 위기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제안 중 일부 항목은 "어느 정도 수용 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항목들은 "우리에게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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