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한 내수 증대 효과를 위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이후 한국인 관광객의 중국 여행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요. 여전히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는 일본이 압도적인 수치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증가 추세로 보면 중국이 더 가파르게 나타납니다. 상하이에 가면 여기저기서 한국말이 들려올 정도라고도 하고, 비교적 한국에서 가까운 칭다오나 다롄 등에도 한국 여행객들의 발길이 크게 늘었다고 하죠. 연말연시와 겨울방학에 중국을 여행하려는 한국인 관광객이 적지 않은데요. 여전히 중국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여행객들이 넘어야 할 허들이 높은 국가라 처음 중국을 찾거나 중국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경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최근 중국에선 달라진 규정들이 생긴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중국을 여행하려고 마음 먹었다면 이런 점들은 반드시 숙지가 필요해 보입니다.
중국 국가이민국은 지난달 20일부터 기존에 수기로 작성하던 ‘외국인 입국 카드’(입국신고서)를 온라인으로 전환했습니다. 기존에는 기내에서 항공사들이 미리 제공하거나 공항 입국심사대 앞에 놓인 종이 입국신고서를 작성해 입국 심사를 받으며 제출하는 방식이었죠. 이제는 출국 전이나 중국 공항 도착 후 QR코드를 스캔해 입력하고, 이를 입국심사대 앞에 놓인 키오스크에서 출력해 내도록 변경됐습니다. 웹사이트 ‘이민국 12367’ 애플리케이션이나 위챗·알리페이 미니프로그램 등을 통해 적은 정보가 입국 심사를 하면서 바로 확인하는 방식이죠.
시행 초기다 보니까 중국 입국시에 많은 분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일부 지역에선 아직도 기존 종이 입국신고서를 혼용해서 받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공항에서 전자 입국 신고서로만 심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요. 겨울철 인기 여행지 중 하나인 하얼빈 같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하얼빈은 전자 입국 신고만 받기로 해서 이를 모르고 공항에 도착한 외국인들이 휴대전화로 이를 일일이 적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리 로밍이나 유심·이심 등을 준비하지 않았다가 공항에서 와이파이 접속이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는 만큼 항공사들은 이를 꼭 사전에 숙지하고 준비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는데요. 한 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출국 전 수속을 하거나 탑승 전 게이트 앞에 이를 안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철저한 보안 검색도 관광객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요인으로 꼽히는데요. 가장 불편한 점이 보조배터리로 꼽힙니다. 중국은 지난 6월 28일부터 국내선 이용시 휴대 가능한 보조배터리 규정을 바꿔 반드시 3C(CCC) 인증을 받은 제품에 한해서만 기내 휴대가 가능하게 했습니다. 중국에서 국내선을 탈 때 보안 검색 요원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국제선만큼이나 까다롭게 보안검색을 하고, 이 때 보조배터리에 적힌 용량과 인증 마크 등을 확인하는데요. 국내선은 반드시 보조배터리 겉면에 3C 인증 마크가 표시돼야 합니다. 인증을 받았더라도 표시가 지워진 경우 인정받지 못하고, 현장에서 바로 압수당합니다.
3C 인증은 중국 내 한국의 KS 인증으로 볼 수 있는 만큼 국내에서 3C 인증을 받은 제품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중국에서 국내선을 탑승하면서 보조배터리를 빼앗겼다는 관광객이 최근 적지 않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경유로 중국 내 제3 도시까지 이동하는 경우도 국내선을 타야 하기 때문에 국제선 규정을 받지 못하는데요. 자신의 비행편을 확인하시고 중국에서 국내선을 타야 하는 경우 반드시 3C 인증 마크가 표시된 보조배터리를 준비하거나 아예 보조배터리를 가져오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일부는 “국내선이 아닌 국제선을 타는데도 보조배터리를 빼았겼다”는 불만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3C 인증과 무관합니다. 국제선의 보조배터리 반입 규정을 보면 수량 제한으로 1인당 최대 2개의 보조배터리까지만 가지고 비행기를 탈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죠. 용량 기준은 더 까다로운데요. 용량은 100Wh 이하로 제한하고, 100~160Wh 제품은 항공사 승인을 받아 최대 2개까지 반입할 수 있으며, 160Wh를 넘는 보조배터리는 아예 휴대가 불가능합니다. 통상적으로 20000mAh 제품까지는 통과가 되지만 30000mAh가 넘는 대용량 배터리는 운 좋게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빼앗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만약 귀국행 국제선 비행기에서 보조배터리를 빼앗겼다면 수량이나 용량 기준을 어긴 경우로 보시면 됩니다.
단순히 보조배터리가 아니더라도 중국은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에 이뤄지는 보안 검색에서 노트북, 태블릿PC, 휴대전화를 비롯해 보조배터리까지 모두 꺼내 검사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요. 나아가 우산도 별도로 꺼내서 검사를 받도록 합니다. 특히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후에 추가로 이뤄지는 촉수 검색에서 중국은 기분 나쁠 정도로 신체 곳곳을 접촉하며 검사를 하는데, 많은 한국인들이 불쾌하다는 반응이지만 이를 거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아울러 책이나 지도, 플래카드, 국기 등의 물품도 보안검색에서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으니 중국 방문 길에 휴대할 경우 각별한 유의가 필요합니다. 책의 경우 한글이나 영어 등 중국어가 아닌 경우라도 중국의 체제나 사회주의 사상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포함되거나 사진, 그림 등이 포함되면 압수당하는 것은 물론 이른바 ‘진실의 방’으로 이동해 이를 해명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지도 역시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며 한 국가라고 강조하는 대만이 중국 영토가 아닌 별도의 국가로 표시됐을 경우 난처한 일을 겪을 수도 있는데요. 다이어리 속 지도때문에 몇 시간이나 공항에 붙들려 있었다는 경우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합니다. 플래카드 역시 중국은 공공장소에서 시위 등을 우려해 플래카드를 펼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죠. 동호회, 동창, 친목 등의 모임으로 플래카드를 가져올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에서 태극기를 흔들었던 이력이 있는 한국인이 무비자 입국을 거부당하고 돌아갔다는 사실에서도 볼 수 있듯 접경지역을 가는 경우 국기 소유 자체만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김광수 특파원의 ‘중알중알’은 ‘중국을 알고 싶어? 중국을 알려줄게!’의 줄임말입니다. 중국에서 발생한 뉴스의 배경과 원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중국의 특성을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구독을 하시면 유익한 중국 정보를 전달받으실 수 있습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