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산토끼는 더 멀어져"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특별재판부 설치 및 법왜곡죄 신설의 위헌성 긴급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04.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나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 사이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장 대표 체제로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윤 전 대통령을 자꾸 소환하는 듯한, '계몽령'을 얘기하는 듯한 말은 당 대표로서는 해선 안 된다는 얘기를 말씀드리고 싶다. 윤 전 대통령을 소환하면 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3일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며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국민의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메시지에서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가 빠진 것을 두고도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위기감이 표출됐다. 이들은 장 대표의 메시지가 '내란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과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와 거꾸로 갔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와 관련해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국민의힘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차라리 장 대표가 메시지를 내지 않는 게 나았을 것"이라며 "비상계엄은 잘못한 것이었다고 짚고 넘어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의원은 "메시지가 민심이 기대하는 바와 차이가 컸다"고 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성권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5.1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직 대통령 '공·과' 평가를 한 결과 서울과 경기 응답자들은 각각 윤 전 대통령의 '과'가 77%, 76%라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4%로 더불어민주당보다 18%P(포인트) 낮았다.
야권 관계자는 "전날 메시지로 집토끼와 산토끼 사이가 더 멀어진 것 같다. 국민의힘 지선 출마 예정자 사이에선 '지도부가 수도권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며 "장 대표가 중도층을 아예 놓았다고 보이진 않는다. 내년 초 윤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받으면 사과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그 전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야당 의원은 "계속 지금과 같다면 지선 출마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지도부가 버티기 어려울 수도 있지 않겠나"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의원들이 사과해도 당 대표가 반대로 가면 아무 효과가 없다. 민주당 악재가 터져도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이 없다"며 "국민은 국민의힘이라는 '메신저'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상황이다. 이제부터 중도 싸움을 하려 해도 메신저의 문제를 안고 있다면 먹히지 않는다"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1.9%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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