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모든 글을 기억한다 l 정지우 지음, 해냄, 1만8000원 |
‘나는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모든 글을 기억한다’는 소통이 어려운 시대에 글쓰기 모임을 시작하는 일이 곧 서로를 붙잡고 함께 커지는 동심원을 그리는 일이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에세이다. 지은이는 열명 남짓한 사람들이 몇달 간 글쓰기를 배우는 모임을 10년 넘게 이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가 사람을 연결하고 삶을 확장하는 힘이라는 것을 전한다.
글쓰기 모임이 어떻게 시작돼 함께한 사람들과 동료가 되었는지 이야기하며, 타인과 연결되기 위해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글쓰기의 중요한 원칙이나 글쓰기 모임을 꾸려나가는 방법을 담았다. 또 글을 통해 관계를 쌓기 위한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하며, 글쓰기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삶을 나누는 관계가 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지은이는 ‘멀어지기 싫다’는 마음에서 시작해 글쓰기 모임원들과 뉴스레터와 공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합동 ‘북 토크’를 여는 등 관계와 일을 함께 확장해 왔다.
부록에는 모임원 14인의 글이 실렸는데, 글쓰기 모임을 계기로 첫 책을 낸 사람, 모임의 치유 효과를 연구해 논문을 쓴 사람, 프러포즈 대신 ‘결혼 이유서’를 써서 건넨 사람 등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글쓰기의 힘을 경험한 사례가 담겨 있다.
지은이는 글쓰기 모임을 ‘죽기 전에 한번쯤은 해보기를’ 권한다. 혼자 쓰는 글이 함께 읽고 나누는 글이 될 때, 쓰고자 하는 욕망과 쓰는 능력 모두가 커지며, 자기 안에 갇힌 삶에서 벗어나 더 넓어진 자신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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