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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모텔 사망 비극 불렀다…성착취 범죄 소굴된 이곳

중앙일보 오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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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모텔 계단에 경찰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이날 오후 해당 모텔에서 흉기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모텔 계단에 경찰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이날 오후 해당 모텔에서 흉기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경남 창원의 한 모텔에서 한 20대 남성이 오픈채팅방을 통해 중학생들을 만나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온라인 채팅을 기반으로 성인과 미성년자와 만남이 이뤄지고 성착취 등 2차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데도 제대로 차단은 안 되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 A씨가 흉기를 휘둘러 중학생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A씨 역시 모텔에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숨진 중학생 B양의 친구인 C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돼 2주 전 처음 만날 당시 동석했다고 한다. A씨는 이때부터 B양에게 호감을 표시했고, 이날도 C양과 함께 B양도 불러낸 불러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양이 남자 친구가 있다고 하자 격분해 흉기를 휘둘렀다고 한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끔찍한 범죄로 이어진 이번 사건처럼 SNS 메신저나 랜덤채팅앱 등을 통한 성인과 미성년자의 대면 만남이 청소년 성착취, 조건 만남 등 파생 범죄로 나아갈 가능성은 꾸준히 지적됐다. 지난 4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성착취 피해 미성년자 1187명 중 42.2%가 채팅앱, SNS가 38.7%를 경로로 피해를 입었다.

4일 SNS에 ‘여자 구함’을 검색해보니 미성년 여성을 성적인 목적으로 만나고자 하는 글들이 여럿 올라와 있었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4일 SNS에 ‘여자 구함’을 검색해보니 미성년 여성을 성적인 목적으로 만나고자 하는 글들이 여럿 올라와 있었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심지어 일부 랜덤채팅앱은 2020년 여성가족부가 2020년 ‘청소년 유해매체’로 선정돼 성인만 활용하도록 조치됐다. 하지만 여전히 성인인증을 하지 않아도 접속 가능한 랜덤채팅앱이 존재하며, 해외서버를 활용하는 텔레그램과 같은 익명 채팅 수단은 사실상 규제가 불가한 상태다.

4일 SNS에 ‘여자 구함’을 검색해보니 미성년 여성을 성적인 목적으로 만나고자 하는 글들이 여럿 올라와 있었다. 이처럼 X(엑스·구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한 ‘온라인 그루밍(온라인에서 미성년자에 접근해 친밀감을 형성한 뒤 성적으로 학대·착취하는 행위)’ 범죄도 일일이 신고하지 않는 한 원천 차단할 방법은 전무하다.

이에 랜덤채팅처럼 유해 프로그램은 가입을 차단하는 등 미성년자의 접근 문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성평등가족부가 청소년 1만5000여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랜덤채팅 등 온라인 채팅앱서 성인 인증을 위해 나이를 확인한 비율은 47.7%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 채팅앱에서 성인 인증을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것이다. 하지만 미성년 사용자 보호를 유도하기 위해 2010년대부터 발의된 채팅앱 실명 인증 절차 의무화, 사업제 등록제 전환 등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IT산업 발전을 막는단 이유로 번번이 처리가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모니터링을 통해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아동·청소년 대상 랜덤채팅을 연구해온 송봉규 한세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랜덤채팅앱만 300개가 넘는지라 접속을 금지하거나 성인인증을 의무화해도 풍선효과처럼 우회로는 계속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평등가족부에서 그루밍 범죄를 전담하는 수사팀을 만들어 SNS와 오픈채팅방에 올라오는 요주의 계정들을 모니터링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오소영 기자 oh.s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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