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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엔 100조각 옷으로 100세까지 장수 기원

조선일보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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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출산, 모두의 잔치’展
예부터 우리나라에선 순산을 기원하는 행위들이 전해 내려왔다. 미끌미끌한 음식을 먹고 순풍 낳으라는 뜻에서 날달걀을 삼키라 했고, 힘을 주다가 아기가 잘 안 나오면 남편의 허리띠를 배에 두르라는 속설도 있었다. 아빠의 기운이 엄마에게 전달돼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난다는 믿음에서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3일 개막한 특별전 ‘출산, 모두의 잔치’는 한 생명의 탄생을 둘러싼 다양한 풍경을 보여준다. 아기가 처음 젖을 빨던 날과 성장 과정을 기록한 아빠의 육아 일기, 40년 넘게 자연 분만을 도와온 조산사의 출장 가방 등 50여 명의 생활 유물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40년 넘게 자연 분만을 도와온 조산사의 출장 가방. 김옥진 소장. 2010년대. 탯줄 가위, 집게, 청진기, 체온계, 혈압계, 멸균 장갑, 태반 봉투 등이 들어있으며, 임산부를 찾아가 분만을 도울 때 사용된다. /국립민속박물관

40년 넘게 자연 분만을 도와온 조산사의 출장 가방. 김옥진 소장. 2010년대. 탯줄 가위, 집게, 청진기, 체온계, 혈압계, 멸균 장갑, 태반 봉투 등이 들어있으며, 임산부를 찾아가 분만을 도울 때 사용된다. /국립민속박물관


남자 아이 백일 저고리(1989). 100개의 천 조각을 이어 만든 백일옷이다. 아기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국립민속박물관

남자 아이 백일 저고리(1989). 100개의 천 조각을 이어 만든 백일옷이다. 아기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국립민속박물관


1933년 만든 천인천자문(千人千字文)은 아이의 첫돌을 기념해 만든 책. 많은 이의 지혜와 복이 아이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1000명의 지인에게 한 글자씩 받아서 천자문을 완성했다. 백일 저고리를 100개의 천 조각으로 이어 만든 건 숫자 100이 완전함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백세까지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아프리카 말리의 보보족 가면. 보보족의 여성 무당이 산모와 대지를 잇는 의식을 행할 때 사용하는 가면이다. 보보족에게 출산은 대지신의 숨결이 인간을 통해 다시 세상에 흐르는 신성한 순간으로, 이 가면을 신이 머무는 신체로 여긴다. /국립민속박물관

아프리카 말리의 보보족 가면. 보보족의 여성 무당이 산모와 대지를 잇는 의식을 행할 때 사용하는 가면이다. 보보족에게 출산은 대지신의 숨결이 인간을 통해 다시 세상에 흐르는 신성한 순간으로, 이 가면을 신이 머무는 신체로 여긴다. /국립민속박물관


출산 관련 속신과 금기가 담긴 조선 후기 생활 지침서, 1950년대 정부 배포 책자, 2000년대 초반 육아 서적, 오늘날 블로그와 단체 채팅방까지 시대별로 여성들이 정보를 얻은 방식도 소개한다. 순산과 다산을 기원하는 마음은 동서고금을 초월한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14개국 출산 관련 유물도 함께 전시했다. 아프리카 말리에 있는 보보족이 산모를 위한 의례에 사용하는 가면, 다산을 기원하는 볼리비아의 파차마마 신상 등이 나왔다. 내년 5월 10일까지.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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