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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마 전 유튜브부터 본다…AI 애니메이션 범람에 골머리 앓는 美 부모들

조선비즈 현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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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영·유아용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초저비용·고수익 영상을 양산하는 제작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후 1~3세 아이들이 AI 영상들을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뇌 발달이 둔화되고 현실 인식 능력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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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AI로 초저가에 유아용 영상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는 제작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주로 동요 가사를 챗지피티(ChatGPT)로 먼저 작사한 후, 이를 AI 기반 영상 제작 툴에 입력해 동영상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AI 영상 제작법을 소개하는 유튜버 모니크 힌튼은 “창작 노동은 5%면 충분하다”며 “이 방식으로 하루에 수백 달러를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양산형 AI 애니메이션이 확산할 수 있는 배경에는 급증하는 영유아 유튜브 시청자들이 존재한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유튜브 시청 시간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연령대는 만 2세 미만으로, 미국에서 두 돌 이하 자녀를 둔 부모의 60% 이상이 “아이들이 유튜브를 본다”고 응답했다. 아동 단체 페어플레이 또한 “스크린을 사용하는 영아의 70%가 유튜브 또는 유튜브 키즈(YouTube Kids)를 이용 중”이라는 조사 결과를 올해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유튜브 키즈가 공식적으로는 2~12세를 대상으로 설계됐음에도 2세 미만의 시청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나아가 이들이 성인용 유튜브 플랫폼을 사용하는 경우도 빈번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2019년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유튜브 키즈 내 맞춤형 광고를 금지한 이후, 제작자들은 광고 단가가 높은 성인용 플랫폼으로 대거 이동한 바 있다. 여기에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 방식이 확산되자 유아층을 겨냥한 제작자들이 앞다퉈 양산형 영상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저품질·고자극 영상이 영유아 발달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소아과학회(AAP)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5세 이전에 90%가 형성되며, 2세 미만 아동은 ‘매우 제한적 수준’의 미디어 사용이 권고된다. 그러나 AI로 제작한 콘텐츠의 경우 수익 창출을 위해 권장 시청 시간을 웃도는 길이로 제작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알고리즘 기반의 시청 환경이 기존의 텔레비전 중심 환경보다 유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튜브 측은 ▲저품질 콘텐츠가 알고리즘과 보호 정책에 의해 노출이 제한되며 ▲대량 생산·반복적 영상은 제재되고 ▲아동용 영상은 더욱 엄격한 심사를 적용한다는 입장이나, 플랫폼 내에선 “썸네일에 가장 자극적이고 밝은 이미지를 고르라”, “클릭을 유도하는 문구를 넣으라”는 제작 팁이 두루 공유되고 있다.


페어플레이의 레이첼 프란츠 디렉터는 “인간은 영유아 시기에 현실과 허구의 구분을 배우게 된다”며 “만약 소비하는 콘텐츠 대부분이 AI가 만든 ‘슬롭(slop·저품질 콘텐츠)’이라면 왜곡된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유아 부모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스테파니 슈나이더는 “교육 콘텐츠를 찾다가도 AI가 만든 이상한 영상이 튀어나올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모 유다 아브라함은 “유튜브가 어떤 기준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지 신뢰하기 어렵다”면서도 “육아 현실상 스크린 타임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현정민 기자(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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