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생활환경 속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돌파구가 될 새로운 정수 기술을 개발했다. 미세한 공기방울인 마이크로버블을 이용해 기존 하이드로사이클론 방식에서 어려웠던 미세플라스틱 분리 효율을 대폭 높인 것이 핵심이다.
고려대학교 기계공학부 김혜정 교수 연구팀은 마이크로버블을 결합한 '미니 하이드로사이클론' 정수 시스템을 구현하고, 미세플라스틱 제거 효율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미세플라스틱 오염은 생태계 교란과 인체 위해성 논란을 야기하며 전 세계적 환경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정수 방식은 화학약품 사용, 여과막 오염, 높은 유지관리 비용 등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어 새로운 방식의 정수 기술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고려대학교 기계공학부 김혜정 교수 연구팀은 마이크로버블을 결합한 '미니 하이드로사이클론' 정수 시스템을 구현하고, 미세플라스틱 제거 효율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미니 하이드로사이클론-마이크로버블 융합 시스템의 미세플라스틱 분리 원리 이미지. 미니 하이드로사이클론 내 유동흐름, 밀도와 버블 부착 유무에 따른 미세플라스틱이 받는 힘을 도식화함. 연구팀 제공 |
미세플라스틱 오염은 생태계 교란과 인체 위해성 논란을 야기하며 전 세계적 환경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정수 방식은 화학약품 사용, 여과막 오염, 높은 유지관리 비용 등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어 새로운 방식의 정수 기술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하이드로사이클론'은 물의 회전 운동만을 이용해 밀도가 다른 물질을 분리하는 장치로, 약품 투입이 필요 없고 장비 관리가 비교적 쉽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물과 밀도가 거의 비슷한 미세플라스틱을 고효율로 분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기부상 원리를 접목했다. 특히 기존보다 소형화된 장치를 활용하는데, 이를 '미니 하이드로사이클론'이라고 부른다. 미니 하이드로사이클론은 본체 크기가 작고 내부 유동 속도가 빨라 분리 과정이 짧게 진행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작은 크기의 미세플라스틱까지 제거 효율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연구팀은 여기에 미세한 기포인 마이크로버블을 주입했다. 마이크로버블이 미세플라스틱 표면에 달라붙으면 플라스틱이 물보다 상대적으로 가볍게 작용해 회전 유동 속에서 더욱 쉽게 분리된다. 이 과정에서 하이드로사이클론 중심부에는 여러 기포가 모여 '공기 기둥(air column)' 형태의 기포 구조가 형성되는데, 연구진은 이 공기 기둥이 미세플라스틱 분리 효율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임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 사진. 왼쪽부터 김혜정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교신저자), 서정민 고려대 석사과정(제1저자). 고려대 제공 |
실험 결과는 분명했다. 마이크로버블을 적용한 조건에서 미세플라스틱 분리 효율은 기존 대비 최대 34% 향상됐다. 연구팀은 고속 카메라 분석을 통해 고속 회전 흐름 환경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마이크로버블에 안정적으로 결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공기 기둥 구조가 분리 성능 향상에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음을 밝혀냈다.
또 이 기술은 입자 형태와 재질이 다른 다양한 미세플라스틱에서도 적용 가능성이 확인됐다. 특히 의류 건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섬유성 미세플라스틱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분리 효율이 23.3% 증가해, 실제 생활환경과 산업현장 적용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김혜정 교수는 "마이크로버블과 미세플라스틱 결합 메커니즘, 그리고 하이드로사이클론 내부에서 형성되는 공기 기둥 구조가 분리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메커니즘임을 확인했다"며 "화학물질 없이도 미세플라스틱 제거 효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어 고효율·저비용의 미래형 수처리 기술로 발전할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NRF) 신진연구 지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의 공동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지난달 12일 수처리·수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Water Research(IF=12.4, JCR 상위 1.1%)'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마이크로버블을 이용한 미니 하이드로사이클론 기반 미세플라스틱 제거 성능 향상(Enhanced microplastic removal using a mini-hydrocyclone with microbubbles)"이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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