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직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이 1일 서울 중구 인권위 세미나실에서 ‘양평군 단월면장에 대한 인권침해 직권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강한들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의 수사를 받은 뒤 사망한 경기 양평군 공무원 정모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진술강요 등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결론냈다. 인권위는 담당 수사관 1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고, 수사관 3명을 수사 의뢰했다. 이들 4명 모두를 징계하라고 경찰청장에게 권고하기도 했다.
인권위는 1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양평군 단월면장에 대한 인권침해 직권조사 결과 의결의 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인권위는 정씨를 조사했던 특검 소속 경찰수사관 A씨에 대해 “고인에게 특정 내용을 진술하라고 강요해 객관적으로 사건을 수사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수사관으로서의 직무를 일탈했다”고 판단해 직권 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같은 수사팀에 있었던 경찰수사관 B·C·D씨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조사결과 고인의 조사 시간은 14시간 37분이었다. 휴식 시간과 조서 열람 시간 등을 제외하면 실제 조사 시간은 8시간 48분으로, 이는 수사준칙 22조에서 정한 ‘상한 8시간’을 넘는 것이라고 인권위는 밝혔다.
인권위는 정씨의 유서를 근거로 들었다. 유족이 제공한 유서 사본전문을 확인한 결과 “안 했다고 하는데 계속 했다고 한다” “수사관이 회유를 한다” 등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A씨의 이름도 적혀있다고 한다. 인권위는 유서에 적힌 날짜와 정씨가 유족 등 주변인에게 했던 말과 시점이 같은지도 확인했다. A씨에게서 조사를 받았던 다른 피의자 등을 조사한 결과 그가 ‘특검법상 면책 조항’을 언급하는 등 정씨의 유서와 공통점도 있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정씨에 대한 피의자 신문 조서 등은 ‘수사상 이유’로 확보하지 못했다.
인권위는 경찰청장에게 이들 수사관 4명을 모두 징계하라고 권고했다. 국회의장에게도 향후 특검법을 제정할 때 수사과정에서 인권 보호를 위해 준수해야 할 사항을 규정하라고 권고했다. 양평경찰서장에게는 정씨 부검을 한 경찰관들에 대해 인권교육을 실시하라고 했다. 이들은 부검 시 유족 의견 청취와 유서 공유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결정에는 주심위원이었던 김용직·강정혜·이한별·한석훈 위원과 안창호 위원장 등 6명이 찬성했다. 이숙진·소라미·오완호 위원 등은 ‘특검 수사관의 문제가 아니라 수사 관행 등 제도의 문제’라는 취지로 정책 권고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는 의결에 앞서 이 수사관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들은 “강압 수사를 할 이유가 없다”고 항변했다고 한다.
인권위는 지난달 20일부터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를 받은 뒤 사망한 정씨 사건 직권조사를 해왔다. A씨는 지난달 2일 특검 조사를 받고 8일 뒤 자택에서 숨졌다. 유서에는 ‘강압 수사’ 의혹을 적었다.
이번 인권위 조사결과는 앞서 특검팀이 밝힌 감찰조사와 배치된다. 특검팀은 지난달 27일 수사관들을 조사하고 그 중 3명을 파견 해제했다. 특검은 ‘장시간 조사 제한 위반, 심야조사 제한 위반, 비밀서약 관련 휴식시간 부여 등 위반, 강압적 언행 금지 위반,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여부’ 등 6개 항목을 조사했고 “강압 언행 위반 외에 위반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강압 언행 위반에 대해선 “징계권이나 수사권이 없는 특검 자체 감찰의 한계 등으로 규정 위반사항을 현 단계에서 단정하기 어렵다”고만 밝혀 원 소속 기관인 경찰 등에 공을 돌렸다.
인권위는 결정문이 완성되는 대로 각 기관에 권고를 통지할 계획이다. 통상 결정문 완성에는 1~2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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