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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내란은 끝나지 않았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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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이후 전 세계적인 민주주의 퇴행 경향은 안에서부터 잠식하는 ‘내파’의 형식이다. 그러나 1년 전 ‘제왕’이라 착각했던 이가 벌인 자기파괴적 결단은 민주주의를 ‘외파’하는 시도였다. 내파는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민주적 수단에 의해 벌어지며 헌정을 타락시키는 만큼 위헌·위법함을 따지기 쉽지 않다. 반면 외파는 결단주의적 이상으로 폭력적 수단에 의해 벌어지며 헌정 자체를 중단시키기 때문에 꽤 명확하다. 그만큼 해결 방향도 선명해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마주한 불행을 단순하게 외파 사건으로만 이해할 수 있을까?

외파 시도 직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우리 정치는 비토크라시에 준할 만큼 극한대립이 벌어지고 있었다. 서로를 향해 거부권과 탄핵 등 주어진 권한의 최대치 활용을 반복하던 행정권력과 의회권력 간 충돌은 민주주의를 안에서부터 잠식하는 것이었다. 파괴적 양극화는 지지자들을 넘어 온 사회를 휘감았고 민주적 규범 붕괴에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법원을 장악하거나 특정 세력에 유리하게 선거법을 바꾸는 노골적 내파는 아니었지만 극단적인 교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공식적 규범들이라는 안전장치들이 사라졌다. 물론 그것이 내란을 일으킨 직접적인 원인 또는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충직한 민주주의자’를 자처한다면 내란을 내파의 맥락에서 직시해야 한다. 지금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은 이럴 때만 유효하다.

하지만 사회의 관심이나 운동의 방향은 그렇지 못하다. 대체로 내란을 넘어서려는 운동은 재난참사 운동과 비슷하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의 틀을 따른다. 그러다 보니 전체 서사는 사람 중심으로 구성된다. 행위자를 중심으로 사건이 재구성되고 처벌이 1차적 목표가 된다. 반면에 사람이 아닌 구조는 시야에서 사라진다. 구조는 수사 대상이 아니며 재판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구조가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더라도 책임자에게 간접적인 면죄부를 준다는 혐의를 받는다. 그런 한계로 내란 사건은 외파와 내파, 행위자와 구조 간 관계상에서 주로 전자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사회대개혁이나 사회대전환 같은 건 요원할 수밖에 없다. “내란청산 우선” “단죄부터”라고 말하더라도 인과성 차원에서 어긋나기 때문이다. 외파를 시도한 행위자들의 문제인데 사회개혁에 눈 돌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애초에 구조는 대상이 아니었는데 장기적인 대안이 논의될 리도 만무하다. 내란 사건은 행위자에 의한 외파적 성격이 강조될수록 역설적이지만 민주주의로부터 탈맥락화된다. 나아가 외파와 내파, 행위자와 구조는 긴장관계를 넘어 상충관계가 된다. 민주주의가 말 그대로 ‘붕괴’할 뻔했지만, 정치개혁 논의조차 없는 현실은 이를 명백히 방증한다. 곧 12월3일이다. 우리는 무엇을 고쳐 어디로 나아갈 수 있을지 다시 질문해봐야 한다.

김건우 참여연대 정책기획국 선임간사

김건우 참여연대 정책기획국 선임간사

김건우 참여연대 정책기획국 선임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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