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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종섭 도피’도 윤석열 지시, 권력 남용 끝이 어디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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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주오스트레일리아 대사가 지난해 3월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차에 오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종섭 주오스트레일리아 대사가 지난해 3월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차에 오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윤석열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수사 외압 사건과 관련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국외로 도피시킬 목적으로 주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로 내보내라고 직접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에게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지시를 전달받은 외교부는 임기가 2년 이상 남은 주호주 대사를 전격 교체했고,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과 심우정 차관은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풀어줘 범인 도피를 도왔다. 지난 28일 수사 결과를 발표한 채 상병 특검팀이 법원에 낸 공소장에 나온 내용이다. 이로써 온 국민의 공분을 불렀던 채 상병 수사 외압 사건 전체가 시작부터 끝까지 윤 전 대통령의 불법 부당한 지시로 점철돼 있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회의 도중 격노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혐의를 빼라고 했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이런 부당한 명령에 따르지 않자 직접 박 전 단장 체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나중에 이 전 장관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가 조여오자 자신도 수사 대상이 될까 우려해, 이 전 장관을 국외로 빼돌릴 목적으로 호주 대사에 임명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 국방부 장관과 군 검찰, 외교부와 법무부 등 범정부 차원의 불법 행위가 연쇄다발로 벌어졌다는 범죄 사실도 명기했다.



정부 부처와 대통령실 조직 전체가 윤 전 대통령 1인의 오기와 독단을 관철하기 위해 움직였고, 나중엔 오로지 개인 안위를 지키기 위해 동원됐음을 말해준다. 박정훈 전 단장과 수사 실무진을 제외한 대부분의 고위 관료와 군 간부들은 헌법과 법률에 명기된 공직자의 책무를 방기한 채 끝없는 거짓말과 궤변을 반복하며 국민과 헌법이 아닌 윤석열 개인에게 충성을 바쳤다. 역사는 이 사건을 윤석열 정권의 끝 간 데 없는 국정 사유화와 권력 남용의 실체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로 기록할 것이다. 특검은 철저한 단죄로 역사에 교훈을 새긴다는 책임감을 갖고 공소 유지에 한치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법원도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엄정한 판단을 내놓아야 한다.



특검이 다 규명하지 못한 대목도 있다. 무엇보다 윤 전 대통령의 격노와 외압을 촉발한 계기가 무엇인지가 추가로 밝혀져야 한다. 특검 수사를 인계받은 국가수사본부가 전력을 다해 ‘이종호→김건희→윤석열’로 의심되는 구명 로비 의혹의 전모를 드러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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