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쩔 수가 없다’ 촬영 현장 [디렉터스 컷 영상] |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옛날이었으면 1000만 관객은 그냥 달성했다?”
“1000만 가면 명동 등 서울 번화가에서 코스튬 입고 춤 추겠다”
영화 ‘어쩔 수가 없다’가 각종 영화제 수상으로 세계적 호평을 받은데도 불구하고, 관객 수 300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결국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에서 공개됐다. 배우들은 1000만 관객을 기대하며 “명동 등 서울 번화가에서 코스튬 입고 춤 추겠다”는 공약까지 내걸었다.
박찬욱 감독, 이병헌·손예진 배우 등 화려한 제작·출연진으로 글로벌 화제성을 몰고 왔지만, 침체된 영화관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영화 ‘어쩔 수가 없다’ 촬영 현장 |
OTT업계에 따르면 영화 ‘어쩔 수가 없다’는 최근 쿠팡플레이, 왓챠, 웨이브, 애플TV, 유플러스모바일tv에서 잇따라 공개됐다. 지난 9월 24일 극장에서 개봉된 후 불과 약 2개월 만에 OTT에 콘텐츠가 풀리게 됐다.
‘어쩔 수가 없다’는 거장 반열에 오른 박찬욱 감독의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몰고 왔다. 청룡영화상 6관왕,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톡홀름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고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흥행면에선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거두진 못했다. 지난 8일 기준 누적 관객 수 294만명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제작비 170억원이 투입된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이었던 130만명은 무난히 넘겼지만, ‘대작’의 명성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표라는 평가다.
‘어쩔수가없다’ 출연 배우들이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참여한 모습. [사진, CJ ENM] |
그나마 ‘어쩔 수가 없다’는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최근 영화산업을 고려하면 상황이 나은 편이다.
최근 개봉작들은 100만 관객도 넘기지 못한 채 빠르게 OTT로 넘어간 작품이 적지 않다.
지난 5월 개봉한 마동석 주연의 액션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1000만 관객을 기대했지만 실제 관객은 77만명에 그치면서 흥행에 참패했다. 손익분기점인 관객 200만도 넘기지 못했다. 결국 개봉 약 2개월 만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흥행 보증수표 마동석 영화로 주목을 받았던 ‘거룩한 밤’. 흥행에 크게 실패했다. |
송중기를 앞세운 영화 ‘보고타’는 125억원을 투입했지만 손익분기점 300만명을 크게 밑도는 42만명의 관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개봉 한 달 만에 넷플릭스 공개를 택했다.
배우 김고은이 주연을 맡은 ‘대도시의 사랑법’도 관객 87만명(손익 분기점 130만명)으로 100만 관객 동원에도 실패하면서 약 넉달여 만에 넷플릭스에 들어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초에 극장을 건너뛰고 OTT 개봉을 선택하는 영화들도 늘고 있다. 대작들도 ‘1000만 관객 동원’이 불가능에 가까운 숫자가 되면서 넷플릭스 등 OTT에 공개되는 것이 수익성면에서 나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으로 이창동 감독은 신작 ‘가능한 사랑’을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제작으로 결정했다. 이 감독은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 공개를 택하면서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15억원)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스틸 컷 |
이런 가운데, 영화 극장 개봉 후 6개월 이내에는 OTT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한 ‘홀드백 6개월’ 법제화 움직이 본격화돼 논란이 불붙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영화관 개봉 후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른 플랫폼에서 공개되기까지의 기간을 최대 6개월로 고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영화가 극장 개봉 없이 OTT로 직행하는 사례가 늘자 영화관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소비자단체 등은 소비자의 시청권을 훼손하고 장기적으로 영화산업 전반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