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당진시 송산면의 한 양돈농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농장 주변을 소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내 최대 돼지 사육 지역인 충남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뒤 양돈농가에 초비상이 걸렸다. 추가 발병 우려도 높은 데다, 48시간 이동금지조치로 인해 출하가 지연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5일 충남 당진에서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ASF 급성형이 처음 확인되면서 인근 홍성 일대 양돈농가의 긴장감은 극에 달해 있다. 홍성군 장곡면에서 돼지 3000여마리를 키우는 이대한씨(43)는 26일 통화에서 “지금 농가 분위기는 말 그대로 초비상”이라며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고 밝혔다.
충남은 1027개 농가에서 242만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며, 전국 돼지 사육 마릿수(1089만6000마리)의 22.2%를 차지해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충남 내에서도 홍성군은 60만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양돈 지역으로 꼽힌다. 당진의 ASF 확진 발표 직후 일부 농장은 차량 이동 등에 대해 전면 차단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사료 공급은 제한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씨는 “발생 농장을 거치지 않는 사료 차량은 왕래가 가능하다”고 했다.
문제는 ‘출하’다. 이틀간 발령된 이동금지조치로 출하가 지연되고 있다. 이씨는 평소 매주 100~200마리를 출하해왔다. 일주일치 물량을 모아 한 번에 내보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 이동중지조치로 출하 일정이 전면 마비되면서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그는 “우리 같은 일괄 농장은 매주 목요일 어미돼지와 새끼돼지를 분리하는 작업을 한다”며 “출하가 되어야 새로 돼지를 받는데, 출하가 막히면서 공간이 부족해지고 과부하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제역은 백신 체계가 잘 갖춰져 그나마 대응이 가능하지만, ASF는 치사율이 90~100%에 달하는 데다 백신도 없어 확산될 경우 양돈농가의 피해가 일파만파 커지게 된다.
충남도는 추가 ASF 발병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ASF 발생 농장주는 3개 농장을 운영 중인데, 확진 농장과 약 500m 떨어진 2곳에서도 시료를 채취해 검사에 들어갔다”면서 “결과가 나오기까지 1~2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그 외 지역은 아직까지 안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ASF는 2019년 9월 경기 파주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이번이 55번째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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