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보’. 뉴 제공 |
재일동포 이상일 감독이 연출한 영화 ‘국보’가 역대 일본 실사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거머쥐었다.
‘국보’를 수입·개봉한 미디어캐슬은 26일 “‘국보’가 지난 24일까지 일본 개봉 이후 172일 동안 흥행 수익 173억7739만4500엔(한화 약 1634억원) 돌파, 1231만명 관객을 동원했다. 이로써 ‘춤추는 대수사선 2: 레인보우 브릿지를 봉쇄하라’(2003)의 흥행 수익 173억5000만엔을 뛰어넘으며 역대 일본 실사 영화 흥행 1위에 등극했다”고 밝혔다. 22년 만에 일본 실사 영화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애니메이션 등을 포함한 역대 전체 흥행에서는 11위에 등극했다.
‘국보’는 혈통으로 이어지는 가부키 가문에 부모를 잃은 야쿠자 집안 출신의 소년 기쿠오(요시자와 료)가 견습생으로 들어오면서 후계자로 내정된 동갑내기 슌스케(요코하마 류세이)와 경쟁하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인생의 온갖 역경을 거치며 노년에 이르기까지를 그린 드라마로, 상영 시간이 3시간에 달한다. 긴 상영 시간과 가부키라는 전통 소재를 다뤄 개봉 당시에는 큰 주목을 못받았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 극찬이 입소문을 타며 역사적인 기록을 남기게 됐다.
영화를 연출한 이상일 감독은 재일동포 3세로, 고등학교 때까지 조선학교에 다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영화를 공부했다. 1999년 재일 한국인을 소재로 한 ‘아오 총’으로 데뷔한 뒤 ‘훌라 걸즈’(2006), ‘악인’(2010) 등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들로 인정받았다. 이상일 감독은 한국 개봉을 앞두고 지난 13일 내한해 참석한 간담회에서 “혈통과 외부자의 대립이라는 영화적 구조는 한국에 뿌리를 두고 일본에서 나고 자란 내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 요소와 겹치는 면이 있어서 이런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가부키라는 낯선 소재와 긴 상영 시간 탓에 지난 19일 개봉 당시 500개도 안 되는 스크린에서 상영됐지만, 관객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개봉 이후 줄곧 전체 관객 수 4위를 유지하고 있고, 상영관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국보’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서 처음 공개되며 국제적으로도 주목받았다. 내년 3월 열리는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에 일본 대표로 출품돼, 한국 대표 ‘어쩔수가없다’와 경쟁할 예정이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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