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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정부, 국민연금-기업 이어 증권사 만나 환율 논의

동아일보 세종=주애진 기자,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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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살때 환율 1500원 넘었다]

‘서학개미’ 결제, 환전 관행 개선 논의

설탕 등 저율 관세 적용 확대 검토

구윤철, 오늘 외환시장 기자간담회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정부가 이례적으로 대형 증권사들과 만나 환율 대책을 논의했다. 외환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과 협의체를 꾸리고, 수출 대기업들의 협조를 구한 데 이어 ‘서학개미’의 달러 수요가 몰리는 증권사들까지 소집한 것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21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9개 증권사의 외환 담당자와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외환당국은 환율 변동성이 커질 때 주로 국민연금이나 수출 대기업을 만났는데 증권사까지 소집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결제 수요가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결제 금액은 1493억6000만 달러(약 220조 원)에 이른다.

정부는 증권사의 통합증거금 시스템과 관련된 환전 관행이 특정 시점에 환율 변동성을 키운다고 보고 이를 개선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증거금은 투자자가 미리 환전할 필요 없이 보유한 원화로 해외 주식을 살 수 있는 제도다. 증권사들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에 필요한 달러를 한꺼번에 정산한 뒤 부족한 차액만 서울 외환시장이 열리는 오전 9시에 사들이고 있다. 이로 인해 장 초반에 대규모 달러 매수 주문이 발생해 환율을 밀어 올린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선 거래 건별로 실시간 환전을 늘리거나 시장평균환율(MAR)로 환전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거론됐으나 증권사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평균환율이란 외국환을 다루는 금융사들을 통해 매매된 모든 원-달러 현물환 거래량을 가중평균해 산출하는 환율을 뜻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이 제시한 해결책은 현실성이 없고, 그간의 관행을 바꿔야 하는 예민한 문제”라고 말했다. 결제 시차가 있는 데다 전산 시스템을 바꾸는 비용도 만만찮게 들기 때문이다.

한편 기재부는 고환율로 수입물가가 급등하지 않도록 식품 원료 등을 수입할 때 적용하는 저율 관세(할당관세)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초에 내년 적용 품목과 물량 등이 발표되는데 최근 가격이 오른 정제당(설탕)과 커피, 코코아 등에 대한 할당관세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6일 오전 외환시장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최근 외환시장 상황을 설명하며 환율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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