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편향 색 빼고 우크라 종전안 수정… 영토 등 핵심 쟁점은 대통령끼리 담판

‘러시아 편향’ 논란을 일으킨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안 초안이 대폭 수정됐다. 우크라이나 입장을 다수 반영해 민감한 항목을 제외하거나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토 양보’ 등 핵심 쟁점을 미·우크라 대통령 간 결정으로 미뤄 실제 협상 타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협상에서 새로운 종전안 초안이 수립됐다. 새 종전안은 19개 항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작성한 기존 종전안 28개 항에서 줄었다. WSJ는 수정된 새 종전안 초안에 우크라이나군의 규모를 80만명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이는 ‘60만명으로 제한’이었던 기존 안에서 완화된 조건이다. 기존 안에 담겼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추가 확장 제한 관련 표현도 완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많은 올바른 요소들이 반영됐다”면서도 영토 문제, 나토와의 관계 등 민감한 사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자국 입장을 반영한 새로운 종전안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이번엔 러시아가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WSJ는 “미국의 계획이 우크라이나의 우려를 완화할수록 러시아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점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수정 종전안을 든 미국 대표단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러시아 대표단과 회동했다. 댄 드리스컬 미 육군장관이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협상한 뒤 아부다비로 이동해 러시아 대표단을 만났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은 25일에도 회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미·러·우크라 대표단이 함께 회동하는지, 각각 접촉하는지는 불분명하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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