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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자원 화재 “전원 차단하지 않고 작업”… 경찰, 국정자원 원장 등 19명 입건

조선일보 대전=김석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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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30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반 관계자들이 불에 탄 리튬이온 배터리를 간이수조에서 건져 옮기고 있다. /조선일보DB

지난 9월30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반 관계자들이 불에 탄 리튬이온 배터리를 간이수조에서 건져 옮기고 있다. /조선일보DB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를 불러온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는 전력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고 배터리 이전 작업을 진행하다 불이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재용 국정자원 원장을 비롯해 공사업체 관계자 등 19명을 무더기 입건했다.

대전경찰청은 이 원장과 국정자원 담당자 등 4명, 시공·감리·재하도급업체 6명 등 10명을 업무상 실화 혐의로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배터리 이전 공사를 낙찰받은 업체와 불법 하도급을 받은 업체 관계자 등 10명은 전기공사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 중 재하도급을 받아 실제 공사에 참여한 1명은 업무상 실화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입건된 피의자는 총 19명이다.

지난 9월 26일 국정자원에서 배터리 이전 작업 중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경찰은 “작업자들의 진술과 압수물 분석 및 국과수 감정 결과를 종합하면 전원을 차단하지 않고, 절연 작업을 하지 않은 채 작업을 벌이다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시 국정자원에서는 무정전 전원 장치(UPS)용 리튬 배터리를 이전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이 배터리를 이전하려면 UPS 본체 전원을 차단한 후 각각의 배터리 랙(1~8번)에 설치된 컨트롤 박스(BPU)의 전원도 차단한 후 작업이 이뤄져야 했다. 하지만 UPS 본체 전원과 1번 랙 전원만 차단된 상태로 작업이 이뤄졌다고 한다. 또 BPU에 연결된 전선을 분리한 후 전기가 통하지 않는 테이프 등으로 감싸는 절연 작업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UPS 본체 전원이 차단되면서 외부 전력 공급은 없었지만 랙 전원을 모두 차단하지 않아 사실상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이 전체적으로 흐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절연 작업이 안 된 전선이 다른 전선이나 금속 물질과 접촉하면서 3000도가 넘는 불꽃이 일어나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배터리 이전 작업을 조달청으로부터 낙찰받은 업체가 불법으로 하도급을 준 사실도 확인했다. 전기공사업법에 따라 하도급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예외적으로 미리 발주처에 알리고 하도급을 진행할 수 있지만 국정자원은 하도급을 준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작업 부주의로 인해 불이 났으며, 조달청으로부터 배터리 분리·이전 작업을 낙찰받은 업체가 또 다른 업체에 공사를 맡기고 그 업체가 또 다른 업체에 공사를 맡기는 등 공사 전반에서 여러 불법 사안이 확인됐다”면서 “입건한 피의자들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석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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