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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3.0] 외국인 국악밴드 소리원정대 "국경없는 음악으로 사랑 전파"

연합뉴스 이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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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몽골·멕시코 등 5개국 음악인으로 결성…모국 악기로 국악 재해석
"국악으로 '한'(恨)의 정서 알아가…장구·젬베 등 악기 공통점도 발견"
1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소리원정대(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11월 13일 주한 외국인 국악밴드 '소리원정대'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아코디언을 맡은 러시아 출신 세이킨 알렉산더, 대금을 부는 마들렌 포군트케(독일), 아프리카 전통 타악기를 다루는 디아바테 아미두(부르키나파소). seva@yna.co.kr

1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소리원정대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11월 13일 주한 외국인 국악밴드 '소리원정대'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아코디언을 맡은 러시아 출신 세이킨 알렉산더, 대금을 부는 마들렌 포군트케(독일), 아프리카 전통 타악기를 다루는 디아바테 아미두(부르키나파소). sev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13일 연합뉴스 스튜디오에서는 익숙한 음이 낯선 악기를 통해 흘러나왔다.

정월 대보름에 사자탈을 쓰고 놀던 전통 민속놀이인 '북청사자놀음'의 음악을 아코디언과 젬베, 플루트 등 서양 악기로 재해석한 것이다.

주인공은 독일과 부르키나파소 등 5개국 출신의 뮤지션으로 구성된 주한 외국인 국악밴드인 소리원정대다.

이들은 이날 인터뷰에서 "음악을 하면 우리는 진짜 행복하다"며 "국경이 없는 음악을 통해 전 세계에 사랑을 퍼지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리원정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제방송교류재단이 한국 전통음악의 매력을 세계에 전하기 위해 꾸린 팀이다.

올해 4월 오디션을 통해 독일의 플루트 연주자 마들렌 포군트케와 러시아의 아코디언 연주자 알렉산더 셰이킨, 몽골의 마두금 연주자 에르데네문흐 훌란, 부르키나파소의 젬베 연주자 아미두 디아바테, 멕시코의 소리꾼 난시 카스트로가 최종 선발됐다.


이들은 5개월간 소리꾼 권송희, 타악 명인 장재효, 대금 연주자 백다솜 등 국내 정상급 국악인의 지도를 받으며 한국 전통음악을 익혔다.

대금과 소금, 장구 등 우리 전통 악기는 물론이고 플루트, 피콜로와 몽골의 마두금, 아프리카의 젬베 등 세계 각국 악기로 국악을 연주하는 게 특징이다.

한복을 차려입은 소리원정대[소리원정대 제공]

한복을 차려입은 소리원정대
[소리원정대 제공]


이날 인터뷰에 참여한 셰이킨 씨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것에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아코디언을 한국에 알릴 수 있고 한국 전통 음악을 연주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포군트케 씨도 "너무 행복하다"며 "독일에서 바로크 플루트를 공부해서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대금을 연주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행복한 거밖에 없다"고 운을 뗀 디아바테 씨는 "태어났을 때부터 연주한 (아프리카) 전통악기 덕분에 한국어를 할 수 있게 됐고 장구도 배웠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들은 모국의 악기와 한국 전통 음악은 제법 궁합이 잘 맞는다고 입을 모은다. 전통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관객이 불협화음으로 느끼지 않도록 꾸준히 연습한 덕분이다.


셰이킨 씨는 "아코디언이 특별한 이유는 어느 나라의 전통 음악과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라며 "러시아, 이탈리아, 프랑스 등은 물론이고 한국의 전통음악부터 트로트까지 어울린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음악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고 밝힌 포군트케 씨도 "플루트로 한국의 리듬과 서양의 요소를 합해서 연주했다"며 "(동서양의) 여러 악기를 한꺼번에 연주하면 정말 어렵지만 계속해서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그래서 이제 진짜 괜찮다"고 부연했다.

73대째 이어온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디아바테 씨는 한국과 모국의 음악 간에 교집합이 많다는 의견을 폈다.

"장구랑 젬베가 비슷해요. 장구를 보면 위치마다 다른 소리가 나거든요. 젬베도 그래요. 많이 연주하면 많은 소리를 만들 수 있어요."

국악을 익히면서 한국인의 정서에 깔린 '한'(恨)도 알아갔다.

포군트케 씨는 "대금을 시작하면서 한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셰이킨 씨도 "아리랑을 연주하면서 '집과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란 의미의 한을 알게 된 것 같다"며 "우리가 (한에 대해) 꽤 잘 보여줄 수 있을 거다. 제대로 느껴지실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모국을 떠나서도 놓지 않은 '음악'은 이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소리 원정대는 "사랑"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포군트케 씨가 "우린 음악으로 사랑이 전 세계로 퍼지게 한다. 음악에는 경계가 없으니까"라고 말하자, 디아바테 씨는 "음악으로 싸우고 싶은 사람은 없다. 음악은 사랑"이라고 거들었다.

"인생은 행복한 거예요. 그러니까 즐기면서 살아야죠. 우리 문화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고,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것도 정말 좋아요. 이 모든 게 평화와 사랑으로 이어져요."

한복을 입고 연주하는 악기와 포즈를 취하는 소리원정대 [[소리원정대 제공]

한복을 입고 연주하는 악기와 포즈를 취하는 소리원정대
[[소리원정대 제공]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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