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고물가, 고금리의 ‘3고(高)’ 악재에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산업계가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예측 범위를 벗어난 대외 변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내년 사업 계획을 짜는 데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3고 현상은 다방면에서 기업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원자재 수입 비용 폭증에 어깨가 무겁고, 수출 기업조차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자체가 줄어 가격 경쟁력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고물가는 소비자들 지갑을 닫게 하고 고금리는 기업 혈관인 ‘자금줄’을 막는다.
특히 이번 환율 급등에 유독 기업들이 힘들어하는 건 올해 세웠던 계획이 상당부분 틀어졌기 때문이다. 대한상의가 올해 초 50대 기업의 사업 계획을 분석한 결과 기업 33.3%가 원·달러 1350∼1400원을 상정해 짠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낮은 1300∼1350원으로 전망한 기업은 29.6%였고, 현재 수준인 1450∼1500원을 전망한 기업은 11.1%에 불과했다. 90%에 가까운 기업이 전망과 다른 환율을 현실로 겪고 있는 셈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3고 현상은 다방면에서 기업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원자재 수입 비용 폭증에 어깨가 무겁고, 수출 기업조차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자체가 줄어 가격 경쟁력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고물가는 소비자들 지갑을 닫게 하고 고금리는 기업 혈관인 ‘자금줄’을 막는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
특히 이번 환율 급등에 유독 기업들이 힘들어하는 건 올해 세웠던 계획이 상당부분 틀어졌기 때문이다. 대한상의가 올해 초 50대 기업의 사업 계획을 분석한 결과 기업 33.3%가 원·달러 1350∼1400원을 상정해 짠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낮은 1300∼1350원으로 전망한 기업은 29.6%였고, 현재 수준인 1450∼1500원을 전망한 기업은 11.1%에 불과했다. 90%에 가까운 기업이 전망과 다른 환율을 현실로 겪고 있는 셈이다.
특히 고환율은 항공·철강·면세업계에 고역이다.
항공업계는 항공사 영업비용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유류비, 정비비, 해외 체류비 등 고정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고, 환율 인상으로 인한 여행 심리 위축으로 항공 수요 자체가 줄어들 위기에 놓였다. 철강은 철강재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과 제철용 연료탄 등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인 업종이다. 면세업계는 강달러가 이어지며 면세 쇼핑의 최대 장점인 ‘가격 이점’이 사라진 지 오래로, 일부 제품은 백화점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 정유업체 한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고환율로 원유 수입에 부담이 되긴 하지만 다행히 원유 가격이 폭등하지 않고 정유 수출 비중이 높아 타격이 작은 편”이라며 “문제는 예측 불가능성이 커져 정유업계를 비롯해 산업계 전반적으로 사업·투자 계획을 보수적으로 잡는 등 경영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래전부터 환 헤지(환 변동 위험 회피)에 대비한 대기업과 달리 그럴 형편이 안 되는 중소기업들의 신음은 더욱 깊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올 초 중소기업 36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는 환율은 1달러당 평균 1334.6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환율과 비교하면 150원 가까이 차이 나는 수준이라 상당수 중소기업의 경영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의 3고 현상은 기업 개별의 노력으론 극복하기 힘들다”며 “기업으로선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을 넘어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까지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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