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일본총리 G20 앞두고 SNS 글
“마운트 잡을수 있는 옷 고르느라 몇시간”
日내부서도 “외교적으로 품격없는 실언”
“마운트 잡을수 있는 옷 고르느라 몇시간”
日내부서도 “외교적으로 품격없는 실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외교 협상에서 우위를 접할 수 있는(마운트를 잡을 수 있는) 옷을 사야 할지도 모르겠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됐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SNS]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다카이치 총리는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로 향하는 길에 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세탁소에서 찾은 옷 중에서 ‘값싸게 보이지 않는 옷’, ‘얕보이지 않는 옷’을 고르는 데 몇 시간을 썼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교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옷을 무리해서라도 사야 할지도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인도네시아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다카이치 총리가 엑스에 올린 글에 따르면, 의상에 대한 고민은 안도 히로시 참정당 의원의 지적에서 시작됐다. 안도 의원은 14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앞으로 총리를 비롯한 각료 여러분은 세계 각국 정상들과 협상해야 한다”라며 “가능하다면 일본 최고의 원단을 쓰고, 최고의 장인이 만든 옷을 입고, 외교 협상에 임해주셨으면 한다. 싸구려 옷으로 나서면 무시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안도 의원의 발언에 대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라며 “안도 의원의 지적도 일리가 있다고 느껴졌다”라고 했다.
중요한 외교 행사를 앞두고 총리가 몇 시간씩 옷 고민을 했다는 ‘한가한 발언’은 도마 위에 올랐다. 더 문제가 된 것은 ‘외교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옷’이란 다카이치 총리의 표현이다. 원문에서는 ‘마운트를 잡을 수 있는 옷(マウント取れる服)’으로 적었는데, ‘마운트를 잡다’라는 표현은 일본어로 자신이 상대보다 우위에 있음을 과시하는 행위를 뜻한다.
마운팅(mounting)은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이 상대방 위에 올라타는 행동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동물들이 짝짓기를 시도하는 행위를 뜻하기도 하지만, UFC 같은 종합 격투기에서도 상대를 깔고 앉아 제압한 상태(마운트)를 가리키기도 한다.
2018년 UFC 220에서 도전자 프랜시스 은가누를 넘어뜨린 뒤 공격하는 스티페 미오치치(위). [AP연합뉴스] |
‘마운트를 잡다’라는 표현에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담겨 있어 공직자가 쓰기엔 부적절한 표현이며, 더 나아가 정상 외교 상황에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지마 마이코 입헌민주당 의원은 22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새 총리는 속으로 생각한 것을 너무 그대로 입 밖에 낸다”라며 “외교란 전쟁을 피하고, 국익을 지키며, 상호 평화와 번영을 목표로 나간 관계를 쌓아가는 일이다. 상대에게 마운트를 취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야마조에 타쿠 일본공산당 의원도 “외교에서 마운트를 잡겠다는 발상도, 그것이 옷차림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어이가 없다. 사실과 논리, 국제법을 벗어난 부끄러운 태도”라고 비판했다.
앞서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국의 한일령을 야기한 다카이치 총리가 또다시 실언하자, 일본 네티즌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한 네티즌은 다카이치 총리의 글을 인용하며 “마운트 잡는다고 말하는 총리는 태어나서 처음 본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각국 정상에 대한 존경이 없다. 일본인의 수치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예 #마운트를잡을수있는옷(#マウント取れる服)이란 해시태그를 달고 우스꽝스러운 옷을 추천하며 비웃는 글도 올리기도 했다.
일본 네티즌들 다카이치 총리의 표현을 비꼬며 올린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옷’ 추천 이미지. [엑스] |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