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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특검, ‘수사 외압 정점’ 尹 등 12명 기소… “권력형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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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개시한 지 142일만에… 직권남용 등 혐의
순직 해병대원 사건 수사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채해병 특별검사팀(특검 이명현)이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핵심 피의자 12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2023년 7월 채모 해병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이래 약 2년4개월만, 특검팀이 수사를 개시한 지 142일만이다. 특검팀은 이 사건을 ‘중대한 권력형 범죄’로 규정했다.

채해병 특별검사팀의 정민영 특검보가 21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직권남용 등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신범철 차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뉴스1

채해병 특별검사팀의 정민영 특검보가 21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직권남용 등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신범철 차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뉴스1


채해병 특검팀은 2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공용서류무효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외압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국방부 신범철 전 차관, 전하규 전 대변인, 허태근 전 정책실장,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김동혁 전 검찰단장, 유균혜 전 기획관리관, 조직총괄담당관 이모씨,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도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19일 채 해병 순직 사건을 조사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변경하려 외압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해병대 수사단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지휘관들을 혐의자에 포함한 초동조사 결과를 내놨는데,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고자 국방부에 위법한 지시를 내려 수사의 공정성과 직무수행 독립성, 국민 기본권 등을 침해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윤 전 대통령은 그해 7월31일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나’라며 격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부터 대통령실과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의 조직적인 직권남용 범행이 시작됐다고 특검팀은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이후 수사 결과를 바꾸려 관련 수사 기록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고, 유 전 법무관리관은 해병대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에게, 이 전 장관 측근인 박 전 군사보좌관은 김 전 사령관에게 각각 연락해 조사 결과를 바꾸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해병대 수사단이 이러한 지시를 따르지 않고 사건 기록을 경찰에 넘기자 윤 전 대통령은 조 전 실장을 통해 국방부에 이를 회수해 오라고 지시했다.


이후 신 전 차관은 박 대령을 보직에서 해임하고 항명 수사 등을 지시했다. 김 전 사령관은 박 대령을 보직 해임했고, 김 전 단장은 박 대령을 집단 항명 수괴죄로 입건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이후 채 해병 사건 기록은 국방부 장관 직속인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됐는데, 조사본부 역시 임 전 사단장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자 박 전 보좌관은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조사 결과를 변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팀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피의자들이 조직적으로 실행 행위를 분담해 직권남용 범행을 저질렀고 군·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직무 수행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봤다. 특검팀은 “대통령은 정부의 수반으로서 각 부의 장관을 통해 수사기관을 지휘·감독할 권한이 있으나 그 권한은 법치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에 따른 수사권 발동을 촉구하는 의미의 일반적·선언적 의미”라며 “이를 넘어 특정 사건에의 개별적·구체적 지시는 수사의 공정성 및 직무수행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자의적인 수사 및 법 집행으로 국민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공소 제기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국방부 측이 박 대령에게 가한 일련의 보복 조치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국방부 검찰단이 박 대령에게 두 차례의 체포영장과 한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직권남용과 감금, 공무상 비밀누설 같은 범행이 자행됐다는 것이다. 당시 국방부 검찰단이 편파적 수사와 증거 제출 등으로 공소권을 남용해 박 대령을 횡령죄와 상관 명예훼손죄로 부당하게 재판에 넘겼다고 특검팀은 덧붙였다. 특검팀이 앞서 박 대령 사건 항소를 취하한 이유다.

특검팀은 다만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에 대해서는 특검 수사에 성실히 임해 조력한 만큼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의 경우 해당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됐으나 혐의가 확인되지 않아 불기소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정민영 채해병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수사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수사 외압 행위를 엄정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이 사건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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