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협력기구(OIC) 산하 SESRIC 보고서의 OIC회원국 지도 |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20일 아프리카 크기를 왜곡한 세계 지도 바로 잡기 캠페인과 관련, 국제기구 중 처음으로 이슬람협력기구(OIC) 산하 통계 조직에서 긍정적 답변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반크에 따르면 OIC 산하 '이슬람 국가를 위한 통계, 경제·사회연구 및 훈련센터'(SESRIC)는 자체 웹사이트와 보고서 속 세계지도 시정에 대한 반크의 공식 요청에 대해 "가치 있는 의견"이라며 즉각 내부 검토를 시작하고 단기 조치를 포함한 개선 방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국제기구가 반크의 아프리카 왜곡 세계 지도 시정 요청에 대해 공식 답변과 함께 긍정적 검토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OIC는 유엔 다음으로 많은 회원국을 보유한 국제기구이다.
반크는 앞서 OIC와 SESRIC의 공식 웹사이트를 조사했다.
그 결과 ▲ 이슬람권 57개 회원국의 지리·통계를 안내하는 주요 페이지와 ▲ 회원국 소개 ▲ 회원국 현황 ▲ 이슬람권 국가의 경제·사회 통계 수치 등 여러 시각 자료에서 여전히 메르카토르 세계 지도가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북아프리카 국가의 대다수가 이슬람 국가로서 OIC 회원국임에도 아프리카 대륙이 실제보다 축소된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를 계속 사용하는 점은 조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반크는 지적했다.
이에 SESRIC은 반크에 보낸 답신에서 "메르카토르 도법 사용과 관련해 아프리카 및 기타 OIC 회원국에 대한 보다 공정한 시각적 표현의 중요성에 대해 건설적 의견을 주신 점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썼다.
이어 "(반크) 제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온라인 통계 지도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 평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OIC(오른쪽) 산하 SESRIC 로고(왼쪽) |
SESRIC은 우선 단기적으로는 메르카토르 도법이 사용되는 페이지에 잠재적인 시각적 왜곡 가능성을 명시하는 간단한 안내문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평가를 마친 후에는 반크에서 제안한 대로 '이퀄 어스' 지도와 같이 아프리카 실제 면적과 같은 지도 투영법 중 하나를 향후 업데이트에 도입하는 가능성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대륙 54개국 중 절반인 27개국이 OIC 회원국이다.
아프리카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무슬림으로 추산될 정도로 이슬람권과 아프리카는 깊게 연결되어 있다.
또 SESRIC은 57개 이슬람 회원국의 사회·경제·보건·교육 정보를 연구하며 국제기구·정부·언론이 참고하는 대표적인 통계 지도와 연구보고서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이들 지도는 아프리카·이슬람 국가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국제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대륙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세계지도 속에서 수 세기 동안 체계적으로 축소돼 왔다"며 "세계 각국에서 참고하는 통계와 분석 자료를 제공하는 SESRIC과 같은 국제 연구기관이 지도 표준을 개선하는 것은 아프리카와 이슬람권 국가들의 국제적 위상을 바로 세우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지도 개선 글로벌 캠페인을 주도한 백시은 반크 청년연구원도 "한국이 아프리카 인식 개선에 동참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한 연대 차원을 넘어,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기준 자체를 바로잡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국제기구에서 여전히 사용되는 왜곡된 세계지도는 아프리카를 실제보다 작게 보이게 만들어 지역의 위상과 잠재력을 축소하는데, 이러한 구조적 왜곡을 바로잡는 데 한국 청년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반크는 이번 SESRIC의 긍정적 회신을 국제 캠페인의 중요한 성과로 평가하고 세계 지도 개선과 아프리카 인식 바로잡기 활동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또 OIC 회원국뿐 아니라 아프리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남미 등 세계 여러 지역의 공정한 세계 인식 확산을 위한 교육 콘텐츠와 글로벌 행동 제안도 지속할 계획이다.
반크가 제작한 '이퀄 어스' 세계 지도 한국어판 |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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