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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교량·터널 사고, 이유 있었다…안전진단 불법 하도급 무더기 적발

이데일리 방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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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업체 26곳 불법하도급 적발
오산 옹벽·분당 정자교 사고 등 원인 지목
원청은 허위인원·서류로 회피도
하청 구조로 점검 부실화 우려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최근 벌어진 교량·터널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안전진단의 부실 배후엔 불법 하도급 관행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등록되지 않은 업체에 불법으로 하도급을 주고 관리를 한 안전진단업체를 무더기로 적발했다.

불법 하도급 구조 (자료=서울경찰청)

불법 하도급 구조 (자료=서울경찰청)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시설물안전법과 건설기술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안전진단업체 26곳의 대표 등 40명을 검거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안전진단업체 대표 등 34명은 2023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시설물을 안전점검할 때 하청업체에 불법으로 도급을 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안전진단기관 등록을 하지 않고 용역을 수행한 업체도 있는 것으로 파악해 대표 등 6명을 검거했다.

앞서 지난 1994년 성수대교 참사 이후 제정된 시설물안전법에선 부실진단을 방지하기 위해 하도급을 금지하고, 일정한 인력과 장비를 갖춰 등록한 업체만이 안전점검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오산 옹벽 붕괴사고, 분당 정자교 붕괴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시설물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당시 관련 업체들은 안전점검 시 현장 인원을 허위로 기재하고, 지자체에 신고하지 않고 하도급을 수행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로 대규모 안전진단 업체의 용역 독식 현상을 지목했다. 안전진단 발주처의 용역을 따기 위해서는 경쟁 입찰을 거쳐야 하는데 용역 수행 실적 등에 따라 입찰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만큼 규모가 큰 몇몇 업체들이 업계 용역을 대부분 담당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자 업체들은 회사에 남은 직원만으로 업무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실적이 적은 업체에 저가로 불법 하도급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하도급을 받은 업체도 무등록 하청업체로 다시 일감을 주면서 용역을 수행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원청은 하도급 업체 직원을 자사 직원으로 등록하거나, 용역과 관련없는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며 단속을 피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지점 사무실을 개설하며 지역 제한 기준도 피해갔다. 이들은 본점 외 지역에 사무실을 개설해 최대한 많은 용역을 낙찰받고, 이후 하도급 업체에 대금의 60~70%를 지급하며 용역을 하도급했다.

경찰은 “불법 하도급은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 부실로 이어져 국민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오는 12월부터 시설물안전법상 일부 조항의 처벌이 강화되므로, 안전업체 관계자들의 책임감 있는 용역수행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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