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의 셰프’에 백종원이 출연한 장면. 방송 영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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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 관련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던 외식사업가 겸 방송인 백종원이 문화방송(MBC) 예능 프로그램 ‘남극의 셰프’로 방송에 복귀했다. 첫 방송에서는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연구에 매진하는 남극 대원들을 위해 따뜻한 한끼를 대접한다는 취지가 강조됐지만 시청자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지난 17일 밤 10시50분 ‘남극의 셰프’가 첫 방송을 했다. 백종원과 배우 임수향·채종협, 가수 수호가 혹독한 남극 환경에 고립돼 살아가는 월동대원들을 위해 따뜻한 한끼를 대접하는 과정을 담았다. 지난해 말 촬영을 마치고 지난 4월 방영 예정이었으나 한차례 편성이 미뤄졌다. 당시 문화방송은 “뉴스 특보와 조기 대선 정국으로 인해 편성 일정이 조정됐다”고 밝혔지만, 백종원이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 관련 논란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첫 화에서는 백종원과 임수향, 채종협, 수호가 ‘명예 대원’ 자격으로 남극의 세종과학기지에 들어가는 과정이 담겼다. 이들은 해상안전훈련, 소방안전훈련, 육상안전훈련 등을 받으며 남극에 갈 준비를 했다. 장시간 비행 끝에 남극으로 가는 관문 도시 칠레 푼타아레나스에 도착했으나 기상 악화로 남극 입성은 계속 미뤄졌다. 계속된 불발로 출연진이 좌절감에 휩싸인 닷새째에 비행편이 확정됐고 남극 대륙 킹조지섬에 도착했다.
‘남극의 셰프’ 포스터. 문화방송 제공 |
방송에는 기휘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장면도 자주 등장했다. 백종원은 남극에 가려는 이유에 대해 “왜냐면 지금 진짜로 기후가 심각하다. 이번 여름에 깜짝 놀랐다. 배춧값이 이번 여름에 장난 아니었다. 남극이 기후변화의 제일 시작이지 않나. 그걸 연구하기 위해 가 있는 분들이 되게 힘들게 잘 버텨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원들을 위해 내가 뭘 해줄 수 있을까.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 약간의 사명감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현재 문화방송 공식 유튜브 영상에는 댓글 기능이 막혀있으나, 누리꾼들이 올린 관련 유튜브 영상에는 “이미지 세탁하려고 한다” “점주와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자숙해라” 등의 댓글이 달렸다. 남극 세종과학기지는 1년에 한번 보급받은 식재료로 1년을 버티는데, 출연진이 합류한 시점에는 이미 대부분의 식재료가 바닥난 상황이었고, 한국에서 별도의 식재료도 챙겨가지 않은 점도 비판을 샀다. 이미 엄선된 요리사가 수준급의 요리를 대원들에게 제공하고 있음에도 출연진이 식재료도 없이 이곳을 찾아가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지적이다. ‘남극의 셰프’가 아닌 ‘남극의 시프(thief·도둑)’라는 반응도 나왔다.
앞서 문화방송이 ‘남극의 세프’ 방송 편성을 알리자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대한가맹거래사협회·참여연대는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문화방송 신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극의 셰프’ 방영 결정을 즉시 철회하고,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문제들이 실질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방송편성을 보류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부득이하게 방송을 진행해야 한다면 백종원 대표의 출연 장면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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