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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로] 커지는 주한미군 전략적 역할

연합뉴스 이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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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겨냥한 역내안보 핵심축 부상…철군 우려 불식 속 유연성 향배 관건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한때 전력 감축 우려마저 나왔던 주한 미군의 역할이 오히려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미국은 최근 주한 미군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잇달아 내놨으며, 한반도가 미군의 세계 전략에서 한동안 최대 요충지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미국이 현재 중국과 벌이는 패권 경쟁과 연관돼 있다. 현재 미국 대외 전략의 초점은 중국 견제에 맞춰져 있으며, 부수적으로 중국의 우군인 북한과 러시아를 억제하는 데도 역량을 투입 중이다.

한미 합동훈련[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DB 금지]

한미 합동훈련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DB 금지]



주한 미군의 전략적 중요성은 얼마 전부터 미국 고위당국자들의 잇단 발언을 통해 강조돼 왔다. 미 국방부에선 미국의 1차 아시아태평양 봉쇄선인 제1도련선(First Island Chain)을 역내 전략의 중심축으로 확인한다는 방침이 전해졌다. 제1도련선은 일본 규슈 남단에서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등을 잇는 중국 봉쇄선으로, 중국 입장에선 제1차 해상 방어선이다. 2기 트럼프 정부 출범을 전후로 미국이 아시아 방어선을 일본 혼슈, 괌, 사이판 등을 잇는 제2도련선으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는데, 이런 우려를 일축한 셈이다.

1도련선 포기는 주한 미군처럼 전진 배치된 전력을 2도련선 후방으로 재배치하는 것을 뜻한다. 과거 6·25 한국전쟁 촉발 요인 중 하나인 '애치슨 라인'의 재림이다. 실제 미 조야의 불개입주의 세력에선 이런 주장이 심심찮게 나와 주한 미군 병력 축소 또는 철군 우려를 키웠다. 하지만 최근 미 행정부가 연일 드러낸 의도는 오히려 주한 미군의 역할을 더 강화하는 방향을 가리킨다. 최근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와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 등도 병력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 미군의 필수불가결한 중대성이 강조됐다.

무엇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팩트시트 공개 며칠 뒤 사령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한반도를 중국·러시아·북한 견제를 위한 '전략적 중심축'으로 규정한 건 주한 미군의 현재 위상을 방증한다. 그는 경기도 평택과 오산의 미군기지가 베이징, 블라디보스토크, 평양을 근거리에서 위협하는 핵심 기지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1도련선을 직접 거론하며 주한 미군 병력이 이미 방어선 안에 배치된 상시 전력이란 사실도 부각했다.

브런슨 "동아시아 지도 뒤집으면 한·일·필리핀 협력틀 보여"    (서울=연합뉴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은 동아시아 지도를 뒤집어보면 한국, 일본, 필리핀 3국의 전략적 협력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고 17일 밝혔다.      2025.11.17 [주한 미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브런슨 "동아시아 지도 뒤집으면 한·일·필리핀 협력틀 보여"
(서울=연합뉴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은 동아시아 지도를 뒤집어보면 한국, 일본, 필리핀 3국의 전략적 협력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고 17일 밝혔다. 2025.11.17 [주한 미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이런 흐름은 미국이 주한 미군 전력을 현상 이상으로 유지할 필요성을 과거보다 더 크게 인식한다는 증거가 된다. 중국 견제를 위한 핵심 거점으로 위상을 재설정한 만큼 전력 약화를 야기할 변화는 시도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미국은 주한 병력 숫자보다 실질적 전력과 기능의 발전적 변화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본토 견제와 대만 방어 등에 역량을 투입하도록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하고 대북 방어에는 한국군이 전력을 더 할애하게 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최근 방한한 대릴 커들 미 해군참모총장은 대만 유사시 주한 미군과 한국군의 역할에 관해 "일정한 역할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 정치에서 영원히 멈춘 채 불변하는 현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주한 미군도 미국의 세계 전략 변화에 따라 새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중국 견제를 위해 주한 미군을 북한 방어를 넘어 인도·태평양 안보의 핵심축으로 격상하려는 정책 기조가 분명해진 만큼 동맹국이자 당사국인 우리도 여러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주한 미군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으니 철군 우려는 불식됐고 무기 태세를 포함한 실질적 전력과 효율성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항에 입항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DB 금지]

부산항에 입항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DB 금지]



다만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증대에 한미 양국이 공감한 만큼 작전 반경 확대는 물론 병력 재배치나 한국군의 역할 변화 등이 함께 논의될 수 있다. 우리 국방비나 미군 방위비를 지속적으로 증액하라는 미국 측 요구도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현재로선 우리 군은 북한 도발 방어에 집중하고 중국의 팽창 견제 역할은 주한 미군이 맡는 것으로 보이게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이 역내 외교적 긴장을 최소화할 길로 보인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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