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브런슨 사령관 서면인터뷰…특정국 겨냥 아니라지만, 中견제 위해 한·일·필 삼각구도 중요성 강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대장)이 지난 11월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연병장에서 열린 제50차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 환영 의장행사에서 경례를 받고 있다. / 사진=뉴시스 |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대장)이 '뒤집힌 한반도 지도'를 공개하며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재차 강조했다. 한반도의 지도를 거꾸로 봤을 땐 한국·일본·필리핀이 삼각구도를 형성하고 있어 미국과 3국이 사실상 중국 등의 해상 위협을 견제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브런슨 사령관은 17일 한국 국방부 출입기자단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일본·필리핀 삼각구도가 중국에 대한 거부전략을 수행한다고 보느냐'는 질의를 받고 "'East-Up 관점'(동쪽이 윗쪽인 관점)으로 볼 때 한국·일본·필리핀은 세 개의 분리된 양자 관계가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네트워크"라며 "삼각구도 강점은 기존 동맹과 경쟁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삼각구도를 통해 중국을 견제할 의도가 없다면서 단지 지도를 보는 관점을 바꾸면 전략적 가치가 달리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구도는 새로운 동맹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며 특정국가를 겨냥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이미 존재하는 지리적 관계의 구조를 인식하고 이를 실용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찾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대비하는 신뢰성 있는 연합 억제력, 즉 한반도에서 시작되는 동맹의 기본 임무를 더욱 공고히 하는 효과가 있다"며 "한국은 중심부에서의 깊이, 일본은 기술 우위와 해양적 도달 범위, 필리핀은 남측 해상축 접근성을 제공하며 각자의 고유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반도 지도를 거꾸로 보는 것에 대해 "시각을 전환하는 데 있다"며 "한반도는 오랫동안 전방에 위치한 외곽 거점처럼 인식돼 왔으나 관점을 바꾸면 접근성·도달성·영향력을 갖춘 전략적 중심 위치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메시지는 한국 측에도 충분히 의미 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내용"이라며 "한국의 지리적 위치는 취약점이 아니라 전략적 이점이며, 이곳에 배치된 전력은 가장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억제력이면서 이 존재가 동북아 안정의 핵심 기반을 이루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대장)이 최근 한국군과 주한미군 등에 강조하는 뒤집힌 한반도 지도. 브런슨 사령관은 한반도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하며 지리에 대한 이해와 관점을 달리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사진=주한미군(USFK) |
뒤집힌 지도의 관점이 주한미군과 연합사의 작전계획이나 워게임 설계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선 "East-Up 관점은 우리가 이미 결정적 공간에 있다는 현실을 기반으로 계획과 연습, 워게임을 그 현실에 맞게 설계하도록 유도하겠다"며 "우리는 먼 거리에서 전력을 투사하는 구조가 아니라 내부에서 작전하는 위치에 있다"고 했다.
한국의 전략적 위치를 통해 북중러 3국을 견제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의엔 "한국의 지리적 위치는 북한-중국-러시아로 이어지는 세 방향의 경쟁축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특한 이점을 제공한다"며 "이 위치는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으면서도 현존 전력과 대비태세를 통해 주변국 행동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정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이 추진되는 데 대해선 한미 양국이 더 긴밀히 통합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조건을 기초로 한 전작권 전환이 진행되면서 지휘부 내 보직 역할은 변할 수 있으나 연합방위의 기본 토대는 변하지 않는다"며 "동맹은 함께 북한의 적대적 행동을 억제하고 필요한 경우 이를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문제에 대해선 "유연성은 준비태세의 핵심 자산이며,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억제력의 신뢰성을 유지하게 하는 기반"이라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위협은 여러 작전 영역과 경계를 넘나들며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의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포함해 국가·비국가 차원의 다양한 도전이 존재한다"며 "East-Up 관점은 이러한 연결성을 시각화하고 한반도의 근접성을 위험이 아닌 기회로 해석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어 "이 관점은 한반도가 보다 넓은 전구(전쟁구역·Theater)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한반도에서 유지되는 억제력은 인도·태평양 전체의 안정으로 확장된다"고 했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12월 브런슨 사령관 취임 이후 '뒤집힌 지도'를 자체 교육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점으로 지도를 볼 경우 주한미군사령부가 있는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의 중심에 한반도가 위치해 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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