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승강제 유사한 골프 시드전
KLPGA 고참급 4명 시드전 면제
'공정' 스포츠 기본 정신 훼손
시즌 막바지 프로축구 K리그는 피 말리는 생존 싸움이 한창이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천국과 지옥으로 갈린다. 1부리그(K리그1)에서 2부리그(K리그2)로 떨어지거나 반대로 올라가기도 한다. 바로 프로축구 승강제다.
강등은 큰 상처를 남긴다. 명문팀은 치욕의 역사로 남게 되고, 재정이 튼튼하지 않은 구단은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수 있다. 반면 승격은 선수들에겐 더 좋은 무대에서 뛸 수 있고 몸값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구단에는 더 많은 수익이 보장된다. 정당한 경쟁을 통해 결과로 보상받는 ‘스포츠 기본 정신’에 입각한 제도다.
생존 경쟁은 어느 팀이라도 예외는 없다. 지난해 K리그1 우승팀이자 올해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던 울산은 우승 경쟁이 아닌 잔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북은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몰렸다가 천신만고 끝에 명가의 몰락만은 막아냈다. 강등을 피하기 위한 처절한 승부는 팀과 선수들에게는 지옥과 같을 수 있지만 축구팬들에게는 이보다 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는 없다.
KLPGA 고참급 4명 시드전 면제
'공정' 스포츠 기본 정신 훼손
K리그2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이 지난달 2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K리그2 2025 36라운드에서 3-0 완승 후 K리그1 승격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시즌 막바지 프로축구 K리그는 피 말리는 생존 싸움이 한창이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천국과 지옥으로 갈린다. 1부리그(K리그1)에서 2부리그(K리그2)로 떨어지거나 반대로 올라가기도 한다. 바로 프로축구 승강제다.
강등은 큰 상처를 남긴다. 명문팀은 치욕의 역사로 남게 되고, 재정이 튼튼하지 않은 구단은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수 있다. 반면 승격은 선수들에겐 더 좋은 무대에서 뛸 수 있고 몸값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구단에는 더 많은 수익이 보장된다. 정당한 경쟁을 통해 결과로 보상받는 ‘스포츠 기본 정신’에 입각한 제도다.
생존 경쟁은 어느 팀이라도 예외는 없다. 지난해 K리그1 우승팀이자 올해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던 울산은 우승 경쟁이 아닌 잔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북은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몰렸다가 천신만고 끝에 명가의 몰락만은 막아냈다. 강등을 피하기 위한 처절한 승부는 팀과 선수들에게는 지옥과 같을 수 있지만 축구팬들에게는 이보다 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는 없다.
프로골프에도 승강제가 있다. ‘시드전’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의 경우 메이저대회 우승자에게는 3년, 일반 대회 우승자는 2년 동안 정규(1부)투어에서 뛸 수 있는 자격인 ‘풀 시드’를 준다. 또 매 시즌 KLPGA 투어 상금순위 60위 이내와 드림(2부)투어 상금순위 20위 이내 선수도 다음 시즌 모든 대회를 나갈 수 있다.
반면, 상금랭킹 60위 밖으로 밀려난 선수들은 2부 투어 선수들과 피 말리는 생존 게임을 한다. 이것이 시드전이다. 시드전은 엿새 동안 예선과 본선으로 치러지는데 상위 20위권에 들어야만 다음 시즌 1부 대회에 나설 수 있다. 이후 순위 선수들은 조건부 출전권을 얻게 되는데 그런 기회마저 얻지 못하면 1년 동안 2부 투어에서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2부 투어 규모가 커지기는 했지만 1부 투어와 '급'이 다르다.
시드전은 단 1타에 운명이 엇갈리다 보니 선수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은 상상 이상이다. 다시는 경험해보고 싶지 않을 만큼 큰 압박과 좌절을 맛보기 때문에 ‘지옥의 시드전’이라고 표현한다.
KLPGA가 올 시즌 상금순위 60위권 밖으로 밀려난 선수 4명에게 ‘지옥의 시드전’을 면제해주고 바로 ‘풀 시드’를 줘 논란이다. 10년 연속 1부 투어에서 뛴 고참급 선수들이 대상이다. 협회는 “투어에 오랜 기간 기여한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투어 활동을 이어 갈 수 있게 이사회를 통해 공정하게 선정했다”고 밝혔다. 공로를 인정한 배려 차원의 제도라는 것이 협회의 해명이지만 특혜이자 무임승차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들이 받아간 ‘풀 시드’로 인해 시드전 출전 선수 가운데 4명은 내년 1부 투어에서 뛸 수 없다.
KLPGA는 '공정'이라는 스포츠의 기본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지도가 있는 4명을 살리기 위해 ‘지옥의 시드전’에 출전한 일부 선수들의 기회를 잘라버렸다. 스포츠는 공정한 규정을 놓고 최선을 다해 경쟁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진정한 가치일 것이다. 인기 구단이라는 이유만으로 강등 면제를 받거나, 인기 선수라서 특혜 시드를 받는다면 결국 ‘스포츠 기본 정신’에 입각한 제도 본래의 취지를 잃고 말게 된다. KLPGA는 인기 선수 살리기를 고민하기에 앞서 스포츠 가치를 지키고 있는지를 먼저 고민해볼 때이다.
김기중 스포츠부장 k2j@hankookilbo.com




























































